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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허리띠 조른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3-20 14: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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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허리띠 조른다  
▲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내실경영으로 방향을 본격적으로 틀고 있다. 카드 모집의 전진기지 노릇을 해온 전국의 금융센터들을 거의 정리했다. ‘디자인 경영을 내세우던 자신만만한 행보와 사뭇 다르다.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대카드는 오는 41일부터 파이낸스샵 부산지점의 금융업무를 중단한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신청과 재발급, 현대캐피탈 대출상품 신청 등이 모두 중지된다. 다만 지점 자체는 현대카드 브랜드 및 MUSIC 체험 공간으로 용도를 바꿔 계속 운영된다.

현대카드 파이낸스샵은 카드 모집과 민원 업무 처리를 맡은 금융서비스센터다. 지난 2006년 처음 생긴 이래 2012년 말까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에 32개를 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에 전체의 75%24곳이 폐쇄됐다. 이후 순차적 정리를 거쳐 현재 부산과 서울 현대기아차 본사 지점만 남았다. 본사 지점은 현대카드 사용률이 높은 현대기아차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파이낸스샵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공간이다.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차별성을 얻지 못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금융업무를 보기 위해 파이낸스샵을 찾는 고객이 적어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파이낸스샵의 철수는 정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 사장은 지난해 1몸집 불리기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초에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실경영에 더욱 매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경영 전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은 과감히 없앨 것이라 말했다.

현대카드는 2012년 카드 모집인 영업소를 93개에서 66개로 감축했다. 지난해 7월 현대카드 상품 체계를 포인트캐시백로 단순화하고 50만원 미만 고객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는 현대카드 챕터2’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총 27종이었던 현대카드 상품은 7종으로 줄어들었다.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휴면고객 정리로서 고객 수가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한 고육지책이었다

사장이 내실경영에 치중하는 이유는 지난해 들어 두드러진 카드업계 침체로 보인다. 현대카드를 비롯한 7개 카드회사의 지난해 누적 순익은 17330억 원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지난 2012년 법이 개정되면서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이 기존 4.5%에서 2.7%로 낮아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말부터 카드론 대출 금리와 현금 서비스 금리도 각각 평균 0.9% 포인트0.6%포인트 낮아졌다.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 실적도 예전만 못하다. 지난해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44250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은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카드회사의 인지도 마케팅 비용이 총 34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전체 신용판매 수익의 30%가 넘는 수치다.

러한 상황에서 올해 초 KB국민·롯데·NH농협 등 3개 카드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라는 악재도 발생했다. 그 탓에 이달 97개 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 양이 6년 만에 1억 장 이하로 떨어지는 등 카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현대카드는 한 번도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적 없다는 점을 내세웠으나 반사이익을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른 카드회사도 내실경영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점을 줄여 수익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려고 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발표한 조직개편에서 전국 39개 영업지점을 31개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16개였던 BC카드 영업지점도 8개로 줄어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 산업의 수익성 저하뿐 아니라 정보유출 사태로 고객이 이탈하고 있다“(카드사들이) 외형확대보다 효율성을 중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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