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에게 기회가 왔다.
강원랜드가 10년 동안 공을 들여온 워터파크가 곧 개장하면서 ‘사계절 가족형 복합리조트’로 나아갈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
28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11년 만에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새로 선포하고 복합리조트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강원랜드는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 도입을 놓고 “워터월드 개장을 계기로 대한민국 최고 사계절 가족형 복합리조트로서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문 사장도 27일 열린 강원랜드 설립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워터월드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매력적 장소”라며 워터파크 개장의 기대감을 보였다.
강원랜드는 2017년 매출 1조6044억 원 가운데 1조5225억 원의 매출이 카지노 사업에서 나왔을 정도로 카지노사업 비중이 높다.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기한이 돌아오면서 카지노 영업장 운영의 근거 자체도 사라질 수 있어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복합리조트사업을 새로운 신규 수익원으로 정하고 투자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강원랜드의 복합리조트사업 실적은 지금까지 좋지 못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스키장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7~1.26% 수준이었다. 골프장사업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3년 동안 매출 대비 비중이 0.3%에서 0.27%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스키장사업이 겨울철에 한정돼 있는 점과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레저사업이 없다는 점을 사업 실패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문 사장은 이번 워터파크사업으로 ‘사계절’ 내내 ‘가족단위’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고객들에게 즐길거리와 체험거리를 많이 만들어 사계절 가족형 종합리조트를 완성하도록 하겠다”며 '사계절'과 '가족형'을 강조했다.
강원랜드 하이원 워터월드는 면적 5만1038㎡ 가운데 실내시설 면적이 2만5024㎡, 실외시설 면적이 2만6014㎡로 실내와 실외 규모가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주요 워터파크가 실외시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을 감안한 차별화전략이다.
▲ 강원랜드 하이원 워터월드 실내 바데풀 조감도. <뉴시스>
실내시설 규모를 늘리면서 사계절 내내 운영할 수 있도록 했고 해발 고도 약 800m 높이의 고지대에 위치해 평균 기온이 낮다는 단점도 만회했다. 파도풀을 제외한 전 시설에 온수도 공급한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1인당 시설면적도 넓혔다.
국내 주요 워터파크는 1인당 5㎡ 수준의 시설면적을 제공하는데 하이원 워터월드는 수용인원을 6600명으로 설정해 1인당 시설면적을 7.6㎡로 유지하기로 했다.
문 사장은 강원랜드 사장에 취임할 당시 감사원 출신이라는 점을 두고 경영인으로서 전문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2018년 1분기에도 카지노 사업의 의존성을 해소하지 못해 문 사장의 경영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 아직 경영역량을 평가하기에는 일러 보인다. 문 사장은 9월 말 비카지노 매출 증대를 위한 중장기 사업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