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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두산중공업 수주부진 수렁에서 건져낼까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5-01-14 20: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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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두산중공업 수주부진 수렁에서 건져낼까  
▲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두산중공업이 어려움에 빠져있다. 수주도 부진하고 재무구조도 악화했다.

유동성이 좋지 않는 자회사 두산건설을 지원하느라 힘을 쓴 점도 재무구조 악화에 한몫했다.

얼마 전 국제입찰에서 수주한 1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이미지가 먹칠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최근 유가하락까지 겹쳐 글로벌 발전 프로젝트들이 연달아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등 수주가뭄을 겪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두산가 4세의 대표주자인 박지원 부회장의 리더십에도 흠집을 내고 있다.

박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의 수주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정지택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정 부회장이 두산중공업 사장을 맡았을 당시 두산중공업은 연간 10조 원 이상의 수주를 달성했다. 그 영화를 다시 되살리려고 하는 것이다.

두산그룹에서 두산중공업이 차지하는 위상은 크다. 두산그룹에서 두산중공업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40%에 이른다. 두산그룹 전체가 안정화하려면 두산중공업의 실적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 ‘해외 영업통’ 정지택 투입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한기선 사장을 대신해 정지택 부회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박 부회장은 정 부회장과 함께 두산중공업을 이끌게 됐다.

정 부회장은 2012년3월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대표이사가 됐다. 정 부회장은 2007년 두산건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가 2008년7월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로 발탁돼 3년6개월 동안 두산중공업을 이끌었다.

정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복귀한 것은 정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을 때 10조 원이 넘는 높은 수주량을 기록했던 영화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다.

정 부회장은 당시 해외영업망 확장에 집중했고 동유럽, 인도 등 해외 네트워크 확보를 주도하면서 연간 10조 원이 넘게 수주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을 거치며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며 "영업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수주증대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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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 수주가뭄에 시달리는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2012년부터 5조 원대의 수주량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7조8천억 원이다.

두산중공업은 2010년 13조8656억 원, 2011년 10조1015억 원을 수주해 연간 10조 원 이상을 수주해 왔다.

그러나 2012년부터 수주액이 반토막났다. 두산중공업은 2012년 5조7875억 원, 2013년 5조8386억 원을 수주했다.

두산중공업은 예전의 수주량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이강록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전통적 먹거리에서 해답을 찾으려면 매년 4조~5조 원 규모로 깔리는 기자재 조달 외에도 1조 원대 EPC프로젝트를 기본적으로 2~3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수주부진을 겪고 있는 이유로 중동지역에서 발주가 줄어든 점이 꼽힌다. 두산중공업의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은 정세가 불안한 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예정됐던 대형 발주가 미뤄지거나 취소됐다.

두산중공업의 위험관리 능력부족도 수주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중동지역에서 수주에 어려움을 겪자 인도와 동남아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동남아시장은 전기와 전력이 부족하고 성장잠재력이 풍부하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9월 인도 서부 벵갈지역에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카트와(Katwa) 프로젝트'에 최저가로 입찰해 인도 중앙전력청으로부터 수주를 거의 따냈다. 그러나 원래 발주처인 웨스트벵갈 주전력청이 석탄수급과 환경평가 문제를 제대로 매듭짓지 않고 사업을 이관해 지난 11월 프로젝트 발주자체가 전면취소되는 상황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두산중공업이 현지상황이나 조건들을 점검하지 않은 채 공사에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맛봤다고 분석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 등 동남아지역의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것은 맞지만 불확실한 대외 환경 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악화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두산중공업의 수주부진은 두산그룹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친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2월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신규수주가 줄면서 외형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같은달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렸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18조 원 가량으로 2013년 (19조 2081억 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조 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2012년 20조 원이 넘는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도 2012년 말 366%에서 2013년 말 250%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3분기 들어 271%로 다시 높아졌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서둘러 373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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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선 두산건설 사장

◆ 두산건설 유동성 위기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데 두산건설 지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두산건설은 오는 3월 637억 원, 5월 200억 원 등 올해만 2천억 원이 넘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금융이자도 연간 1500억 원 안팎에 이른다. 지난해 9월 두산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1086억 원에 불과하다.

두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다. 두산건설은 낮은 신용등급으로 회사채 차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두산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무전문가를 대표이사에 앉혔다.

두산건설은 2013년 5월 양희선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양희선 사장은 1981년 두산건설에 입사해 20여 년 동안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두산중공업 재무관리부문,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관리부문장 등도 역임해 재무통으로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지분 59.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산건설의 실적 부진은 두산중공업에게도 부담이 된다.

두산중공업은 2011년 2200억 원, 2013년 8700억 원을 투입하면서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2013년 말 두산건설이 발행한 4천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도 인수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몇 년 동안 모두 1조4900억 원을 두산건설에 지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중공업이 계열사 지원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감내하고 있는 재무부담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누적된 상태"라고 우려했다.

두산건설은 건설업황의 장기부진에 따라 실적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 두산가 4세 박지원의 리더십 위기

두산중공업은 2007년부터 박지원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지택 부회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이사로 활동하다가 그뒤 비등기임원으로 내려갔다.

박 부회장의 아버지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다. 그의 형은 그룹 지주회사 두산의 박정원 회장이다.

박지원 부회장은 2012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박 부회장이 형제승계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두산그룹에서 4세 형제경영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을 경영하면서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2009년 터빈 원천기술을 보유한 세계적 기업 가운데 하나인 체코의 스코타파워를 인수했다. 당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이 회사의 인수를 반대했으나 박 부회장이 강력히 설득해 인수를 했다. 그뒤 스코다파워는 안정적 실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이 수주부진에 빠지면서 박 부회장의 리더십에 흠집이 나고 있다. 시장에서 “박 부회장이 더욱 근본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해 200명을 내보냈다. 지난 4일 카자흐스탄에서 3400억 원의 발전소를 처음으로 수주하면서 중앙아시아 발전시장 진출에 발판을 마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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