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근 대표이사가 STX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해 그리스 출장길에 오른다.
올해 인건비 등 고정비를 40%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간신히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상황이라 STX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STX조선해양은 장 대표가 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포시도니아 선박박람회에 참석한다고 1일 밝혔다.
장 대표에게 이번 포시도니아 선박박람회는 STX조선해양이 다시 정상 항로에 들어섰음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포시도니아 선박박람회는 세계 3대 선박박람회로 꼽히는데 2년에 한 번씩 그리스에서 열린다. 2016년 기준으로 전세계 선박 관련 회사 1825곳과 22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다.
이 박람회는 행사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상선이 주로 발주되는 유럽에서 열리기 때문에 주요 선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장 대표는 선주들을 직접 만나 수주를 따내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고 경영자가 선주들과 직접 협상에 나서는 만큼 STX조선해양은 이번 박람회에 부스조차 꾸리지 않았다.
장 대표가 선주들과 직접 협상에 뛰어든 것은 STX조선해양이 처한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올해 수주목표를 선박 20척, 7억3400만 달러로 잡았지만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번 출장에서 발주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그리스 선주들과의 만남에 집중한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장 대표가 그리스 선주를 중심으로 직접 만나는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며 “포시도니아 박람회에 참석하는 선사들 가운데 현재 STX조선해양과 선박 발주 관련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그리스 선주와 만나 논의하게 될 수주건은 LNG(액화천연가스), LPG(액화석유가스) 등 가스운반선과 중형 유조선이 대다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가 4월11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발표한 담화문에도 “LNG벙커링선과 소형 가스선을 수주해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것”라고 밝혔다.
STX조선해양은 2015년 글로벌 대형석유회사 셸로부터 소형 LNG운반선(LNG벙커링선)을 수주해 지난해 인도했을 뿐 아니라 과거 대형 LNG운반선도 건조해봤다. 특히 소형 LPG운반선은 STX조선해양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건조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STX조선해양은 중형 유조선을 통해 경영 정상화의 길에 들어선만큼 이 분야에서도 적극적 수주활동을 벌인다.
STX조선해양은 2017년 7월과 9월 수주했던 중형 유조선을 대상으로 올해 5월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았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무사히 건조해 인도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선수금을 물어주겠다는 보증서를 뜻한다. 선수금환급보증이 발급되지 않으면 본계약을 맺을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