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M은 CJ의 또 다른 자회사다. 지주사체제에서는 CJE&M이 자회사가 아닌 CJ헬로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방송과 통신, 콘텐츠가 융합되고 있는데 CJ그룹으로서 아쉬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CJ오쇼핑과 CJE&M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CJ그룹은 CJ헬로에 투자를 대폭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CJ그룹이 매각 대신 CJ헬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선택한다면 CJ오쇼핑과 CJE&M의 자금, 인수금융 등을 합쳐서 CJ헬로에 크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CJ그룹이 CJ헬로에 '통 큰' 투자를 결정한다면 CJ헬로의 미래는 크게 3가지로 예상된다. 제4이동통신 진출, 딜라이브 등 경쟁 케이블TV인수, 방송과 통신의 융합 강화 등이다.
CJ헬로는 현재 케이블TV업체들과 컨소시업 형태로 제4이동통신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김성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올해 4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케이블업계가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모바일사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제4 이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변동식 CJ헬로 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통신시장의 독과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4이동통신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알뜰폰을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제4이동통신을 갖춰 독과점을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CJ헬로가 다른 종합유선방송 사업자(SO)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J헬로가 전국 케이블TV를 사실상 독점하는 사업자인 이른바 ‘하나의 케이블’을 만든다는 것이다.
CJ헬로는 이를 위해 딜라이브와 티브로드 등 다른 케이블TV업체 인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는 2016년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따라 내년 7월까지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인데 최근 CJ헬로에서 인수 검토를 위해 접촉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딜라이브 역시 올해 3월 말 서초방송을 현대HCN에 분할매각했는데 이를 놓고 전체 매각을 위한 사전 몸값 띄우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티브로드 역시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CJ그룹이 알뜰폰사업을 유지하면서 CJ헬로와 CJENM의 방송, 통신, 콘텐츠 결합을 강화하는 데 투자의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CJ헬로는 지난해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에서 원하는 대로 협상이 되지 않자 알뜰폰협회에서 탈퇴했다. 이후 알뜰폰협회의 요청에 다시 복귀하면서 협회의 주도권을 잡았고 SK텔레콤과 이동통신망 도매대가 협상을 주도할 ‘반장’ 역할을 맡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헬로가 제4이동통신 진출을 무기로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성과를 이룬다면 제4이동통신 진출에 무리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CJ헬로의 미래를 놓고 CJ그룹은 다각도로 비교하면서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