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려 넘어지면 걸림돌, 딛고 일어서면 디딤돌이 된다.”

이청룡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은 11일 취임사에서 광물자원공사와 통합에 따른 변화를 돌덩이에 비유하며 “앞에 있는 변화의 돌덩어리에 걸려 넘어질지 아니면 디딤돌 삼아 발전해 나갈지는 우리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해관리공단이 2017년 9월 이후 세 차례 공모를 거쳐 8개월 만에 맞이한 이사장이다.

광해관리공단이 그동안 통합과 관련해 공단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해 줄 인물을 기다려온 만큼 이 이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 이사장이 우선 넘어야 할 큰 걸림돌은 최적의 통합방안을 찾아 임직원과 강원도 지역사회를 설득하는 일이다.

광해관리공단과 강원도 지역사회는 광해관리공단의 재무상태 악화 등을 이유로 광물자원공사와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내부 조직원의 반대는 통합은 물론 통합 이후 새롭게 출범할 한국광업공단(가칭)의 시너지 효과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들을 설득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이사장은 전문분야를 살려 최적의 통합방안을 찾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지낸 회계 전문가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며 LG카드(현 신한카드)와 제일은행 매각 작업 등을 담당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일하며 부채 감축과 알펜시아리조트의 정상화 작업에 성과를 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광해관리공단은 2006년 설립 이후 지금껏 관료 출신, 정치인 출신, 민간기업 출신이 이사장을 맡아 왔다.

회계 전문가가 이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월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의 통합안을 발표하며 “광해관리공단 주도 아래 통합작업을 추진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이 이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최우선 과제로 “기관 통합 논의와 관련해 임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현명한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국광업공단이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사업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하는 일도 이 이사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남북 경제협력에 따라 북한 광물자원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 통합기관인 한국광업공단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가능성이 나온다.

두 기관의 통합 과정에서 북한 광물자원 개발사업의 근거를 명확히 해 광해관리공단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올해 안에 한국광업공단을 출범한다는 목표로 두 기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이사장이 통합기관의 이사장까지 맡을지는 미지수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과거 사례를 보면 통합기관에는 새로운 기관장이 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광물자원공사의 자본금을 확대하는 법안의 무산으로 갑작스레 통합이 결정됐다는 점, 광해관리공단이 일방적으로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를 떠안는다는 점, 통합이 결정된 상황에서도 3년 임기의 새 이사장을 선임했다는 점, 김영민 광물자원공사 사장 임기가 11월 끝난다는 점 등을 놓고 볼 때 이 이사장이 통합기관을 이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광업공단이 출범하더라도 광물자원공사의 막대한 부채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이 이사장의 역할이 부각될 수도 있다.

이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변화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위기의 다른 면에는 기회가 있다”며 “그동안 축적해 온 변화관리 영역의 전문성과 다양한 사회적 경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광해관리공단의 발전을 위한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