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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대우증권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어떻게 팔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1-05 15: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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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대우증권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어떻게 팔까  
▲ 홍기택 통합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2015년 통합 산업은행 시무식 겸 출범식'에서 은행기를 흔들고 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2015년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민간 금융회사와 영역이 겹치는 자회사 KDB대우증권, KDB생명, KDB자산운용, KDB캐피탈을 시장에 내놓는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매각설이 나온다.

홍 회장은 아직 매각 대상 자회사와 매각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수요조사를 먼저 실시하고 결과에 맞춰 매각방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각 추진이 마냥 밝지 않다.

◆ 홍기택 “상황 살펴 KDB대우증권 매각”

홍기택 통합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KDB인프라자산운용을 제외한 자회사를 모두 팔겠다고 밝혔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은 산업은행에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담당한다.

KDB대우증권은 자회사들 가운데 가장 우량한 기업이라 주목을 받는다.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총자산 28조4038억 원에 자기자본 4조1431억 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에 이어 증권업계 2위다.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순이익 1960억 원을 거뒀다. 2013년 3분기에 순손실 287억 원을 기록했던 데에서 벗어나 흑자전환하며 실적도 안정됐다.

홍 회장은 대우증권의 경우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 때까지 인수합병 시장에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우증권 매각을 깊이 검토중이나 시장상황을 봐서 판단하려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2015년 상반기에 추가로 다른 증권사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KDB대우증권이 이때 시장에 나오면 제값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3개 금융자회사를 대우증권과 묶어 팔까

홍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KDB생명은 2010년 산업은행 아래 들어온 뒤 약 85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총자산 13조2692억 원으로 업계 10위권이라는 어중간한 규모 때문에 그만큼의 인수가격을 받기는 무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KDB캐피탈의 경우 총자산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3조9750억 원에 이르러 인수자의 부담이 크다.

  홍기택,  대우증권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어떻게 팔까  
▲ 홍기택 통합 산업은행 회장
KDB자산운용은 뚜렷한 대표 펀드가 없다. 다른 금융지주 아래 산하 자산운용사들은 두 회사와 특화분야가 다르거나 이미 대형 인수합병을 마친 상태다.

홍 회장은 KDB대우증권에 다른 자회사를 묶어 패키지로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과 다른 자회사를 패키지로 팔아 성공한 사례도 있다. KDB캐피탈과 KDB자산운용은 KDB대우증권과 영업 시너지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KDB생명의 경우 대주주가 통합 산업은행이 아니라 통합 산업은행 산하의 사모펀드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라 KDB대우증권과 묶어서 팔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합 산업은행은 최근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가 국민연금에게 빌렸던 채무 3천억 원의 만기를 앞두고 추가출연을 논의하고 있다. 이 경우 KDB생명에 투자된 돈이 더 늘어나면서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적정가격 2500억 원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매각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KDB생명은 현재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할 방안이 나올 때까지 매각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며 “KDB대우증권과 묶어 팔기에도 지금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 비금융회사 지분 처리도 난항 겪을 듯

홍 회장은 산업은행이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지닌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도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합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31.5%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매출 12조2464억 원에 영업이익 3조1825억 원을 낸 알짜 회사다. 조선업계 불황에도 2013년보다 실적이 약간씩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2월18일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에프엘씨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통합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시장에 내놓기 전 자회사부터 팔아 몸집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규모가 크고 잠정적 매각가격이 2조 원대로 높아 불황에 빠진 조선업계 기업들이 함부로 나서기 힘들다”며 “방위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어 외국계 자본에게 넘기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건설업계 불황과 대형 건설회사 매물이 많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한동안 매각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용건설, 극동건설, 남광토건 등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2년 말 매각이 시도됐으나 당시 대선 후보들이 방위사업체 매각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입찰이 무산됐다. 통합 산업은행 출범 뒤에도 방위사업체의 투자제한 규정과 1조5천억 원으로 예상되는 가격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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