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2018-05-10 17: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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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조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국회 청문회에 세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대한항공 직원들의 촛불집회도 규모가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김종민 서울시장 후보 등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역 사거리에서 대한항공 청문회를 실시하기 위해 국회 청원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대한항공 오너일가는 폭행이나 욕설 등 갑횡포를 일상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대한항공 직원들을 봉건 시대에 노예나 하인을 부리듯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하고 때리며 자를 수 있는 존재로 여겨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봐 가면을 쓰고 촛불집회를 진행했는데 이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대한항공 오너일가가 직원들에 무슨 짓을 했는지 청문회를 통해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갑횡포를 확실하게 수사하고 분명하게 처벌하는 모습을 보여야 갑횡포 문화를 없앨 수 있다”며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촛불집회도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12일 오후 7시30분 서울역 광장에서 2차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진그룹 전·현직 직원과 시민 등 1천 명이 이번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 직원들이 카카오톡 제보방을 통해 2차 집회에 참여할 의사를 보이고 있는 데다 조종사노조 등 노동조합원들이 개인자격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앞으로 집회 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2차 집회를 통해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와 대한항공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하고 갑횡포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기로 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진에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다만 등기이사는 유지하기로 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횡포와 비리의혹이 확산해 부담이 커지자 추가 수습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한항공 직원들은 촛불집회를 추진하기 위해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사내이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데 무슨 차이가 있겠냐”, “최정호 권혁민 두 대표이사가 눈치보는 건 여전할 것”, “눈가리고 아웅 다 필요없다” 등 비판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