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여러 차례 밀수를 해왔고 증거 인멸까지 시도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3일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익명의 제보자는 대한항공 비리 제보를 위한 카톡방에 조씨 자매의 밀수 등과 관련한 녹취파일과 사진 등을 공개했다.
▲ 조현아 전 한진칼네트워크 사장(왼쪽)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
녹취파일에 따르면 제보자는 9년 동안 일주일에 평균 2건씩 조씨 자매의 밀수를 맡았다.
제보자는 대한항공 해외지점에 모아진 조씨 자매의 물건을 이 지역의 공항사무실로 보내는 과정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조씨 자매가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사면 대한항공 해외지점은 조씨 자매가 산 물건을 모았다.
제보자는 “조씨 자매가 산 물건은 과자나 초콜릿에서부터 명품으로 보이는 가방 등이 있었다”며 “이 물품들이 엑스레이 등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밀수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의 ‘땅콩회항’ 사태가 터지자 밀수 화물의 수취자 이름이 바뀌었다는 내용도 제보에 포함됐다.
다른 녹취파일에는 밀수와 관련된 증거 인멸 정황과 관련된 직원 사이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대한항공 해외지점의 현직 직원이라고 밝힌 다른 제보자는 “대한항공 해외지점 매니저 가운데 한 명이 조씨 자매 관련 메일 등 증거를 지우라고 지시했다”며 “담당자들이 실제로 관련 메일을 지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입장문을 내고 제보된 내용을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의 해당 해외지점 등에서 오래 일한 직원 가운데 최근 퇴사한 직원은 없다”며 “제보자가 진짜 해외지점의 직원이었는지 알 수 없고 그 주장의 진실성 또한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증거인멸 정황과 관련해서도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