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매달 한차례씩 40명의 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소통을 한다. 벌써 11년째다. 신입사원부터 부장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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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
정 회장이 지난달 직원들과 식사를 하던 중 한 여직원으로부터 강력범죄가 급증해 불안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 회장은 곧바로 관련 부서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현대백화점은 16일 보안업체 ADT캡스와 손잡고 오는 4월1일부터 '여직원 홈 안심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다세대 주택이나 빌라 등 상대적으로 방범이 취약한 주거지에 혼자 거주하는 여직원 집에 열선감지기, 자석감지기 등 보안장치를 설치해주고, 위급상황 발생 시 긴급출동 서비스도 지원한다. 강제로 출입문 혹은 창문을 열 경우 경보음이 울리고 즉각 보안업체가 현장에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집을 비운 경우에도 침입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여직원에게 관련 사실을 통지해 준다.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가 비슷한 유형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민간기업이 직접 나서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 희망자 접수와 보안장치 설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퇴근 후 편안하게 쉬고 재충전해야 심리적 안정감이 높아져 회사 일도 잘할 수 있다"면서 "여직원과 떨어져 사는 가족의 걱정과 불안감도 덜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PC오프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도 정 회장이 직원들과 식사 자리에 아이디어가 나와 도입됐다. 이 제도는 퇴근시간에 PC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제도로 업무 효율성 제고와 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여직원 홈 안심제도’가 백화점 여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경우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계열사로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또 회식 등 회사 내 특별한 사정으로 귀가가 늦어져 여직원들이 택시를 이용할 경우 승차시각과 위치, 택시의 차량정보 등을 보호자에게 전송하는 ‘택시 안심 귀가 서비스’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출산휴가 신청과 동시에 1년간 자동으로 휴직할 수 있는 '자동 육아 휴직제'와 임신 12주이내 36주 이상 여직원 대상 '유급 2시간 단축근무 제도' 등 여성을 위한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