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8-04-08 01: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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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통한 투자자문 및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간의 자문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고 인공지능이 직접 학습하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걸맞는 수익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갈 길이 멀다는 말도 나온다.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금융권의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로보어드바이저 이미지.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시장은 금융권의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인 모건스탠리는 2017년 12월 ‘액세스 인베스팅’이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소 가입금액은 5천 달러이고 수수료는 1년 동안 0.35%이다.
모건스탠리 말고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 등 다른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사들이 잇따라 로보어드바이저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를 기존 중장년층 고객의 자녀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천년대 초반 출생자)’를 자산관리 서비스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젊은층은 디지털에 익숙하기 때문에 자산관리 서비스도 디지털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은행과 증권사 등 여러 금융사들이 속속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관련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로보어드바이저시장 규모가 2016년 약 2017억 원에서 2021년 1조9021억 원가량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5년 동안 9배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로보어드바이저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로봇을 이용하면 인간의 투자자문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받아 고객층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금융사들이 제공하는 프라이빗뱅커(PB)의 투자자문 서비스 등은 주로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30~40대 중산층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가 계속 성장하더라도 인간의 투자자문 영역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역할은 투자기법과 자산의 매수 및 매도 시기 등을 고객에게 권고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투자전략을 넘어서 금융시장의 급변상황을 대비하고 세금을 고려한 투자 등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인간이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안성학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급속한 정보통신 기술 발전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금융부문에서 인간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체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세금문제와 기업승계 등 복잡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인간을 대체하기에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고 파악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아직 수익률도 기대만큼 높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펀드 31개 가운데 15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투자기법과 금융시장 변화의 대처 방법 등을 학습하는 만큼 계속해서 데이터가 쌓이면 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활용도가 늘어날수록 인공지능의 학습도가 높아져 다양한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주관적 판단요소를 배제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도 로보어드바이저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