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전 세계 상위 TV업체에 패널을 공급하는 협력사로 높은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업체의 공격적 증설로 LCD패널업황이 불안한 상황에도 LG디스플레이는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한 효과로 충분히 실적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1일 “LCD패널 가격 하락폭이 커지며 LG디스플레이 실적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근본적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CD패널업황 악화에도 실적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익성이 높은 65인치 이상 대형 TV패널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BOE가 신규 공장 가동의 효과로 65인치 LCD 생산을 크게 늘리며 올해 초부터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65인치 LCD패널 평균 가격은 3월 들어서만 4%가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대형 TV 출시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전략을 쓰며 65인치 패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졌던 전 세계적 TV 수요 침체도 올해부터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패널 공급업체들에 중요한 반등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북미 TV시장이 올해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TV 수요 회복을 이끌 것”이라며 “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의 대형TV가 판매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연구원은 BOE가 65인치 LCD패널 출하량을 크게 늘려도 실제로 고객사에 공급하는 물량은 자체 목표치의 10% 수준에 그쳐 전체 TV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BOE의 패널이 아직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프리미엄 TV업체의 품질 기준에는 크게 못 미쳐 LG디스플레이 등 상위업체의 고객사 물량을 빼앗아올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계열사인 LG전자의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삼성전자에도 처음으로 65인치 이상 대형 TV패널 공급을 시작했다.
LG전자와 소니에서 판매 비중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올레드 TV패널 공급도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65인치 올레드 생산 비중을 높이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TV업체에서 LG디스플레이가 공급업체로 차지하는 입지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김동원 연구원은 “글로벌 TV 제조사들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재고 축적을 시작하며 패널 구매량을 늘릴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도 이에 힘입어 실적 개선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TV업체들이 BOE의 패널 생산량 증가를 패널업체와 협상카드로 삼아 공급가격 인하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BOE가 당분간 기술 격차를 극복하고 글로벌 상위 제조사들에 패널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LG디스플레이도 충분히 협상력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시그마인텔은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중국 패널업체들의 출하량이 올해 한국을 뛰어넘겠지만 기술과 사업경쟁력 격차를 좁히려면 2022년은 돼야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올레드 TV패널은 장기간 독점공급체제를 유지할 수 있어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고객사들과 가격 협상을 벌이기 매우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김현수 연구원은 "올레드 TV패널 가격 협상 주도권은 제조사에서 패널 공급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의 실적과 주가가 올해 모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