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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만 EG 회장(왼쪽)과 정윤회 씨 <뉴시스> |
검찰이 정윤회 문건과 관련해 박지만 EG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박 회장은 비선 실세로 지목당한 정윤회씨와 권력암투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씨와 이재만 총무비서관에 이어 박 회장까지 이른바 ‘만만회’ 모두가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이들 사이 관계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박 회장은 1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했다. 당초 박 회장은 변호사를 대동하지 않고 혼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변호사와 함께 검찰에 출석했다.
박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알고 있는 사실대로 이야기할 것”이라는 말만 남기고 검찰 조사실로 들어갔다.
박 회장은 박 대통령의 동생이자 정윤회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7인회’의 배후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씨가 이 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과 접촉해 인사문제를 논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 문건은 정씨와 박 회장 사이의 권력암투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 작성과 유출 과정에 박 회장이 관련돼 있는지를 집중조사했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 외에 박 회장의 동향을 담은 박지만 문건이 세계일보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 두 문건이 같은 경로로 유출됐는지 파악하고 있다.
문건 작성자이자 유출 경로로 지목받고 있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박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의 행적을 담은 문건을 박 회장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 회장과 관련한 문건을 유출하지 않았으며 세계일보로부터 문건을 전달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조 전 비서관 등 7인회가 청와대 문건을 유출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문건이 유출된 것을 알고 청와대에 이를 알렸다고 말했지만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등은 이를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 등 7인회가 실재하는 조직인지, 박 회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를 통해 밝혀내기로 했다. 문건 유출과 관련해 정씨가 관련된 십상시나 박 회장의 7인회 등은 실체가 확인된 바 없다.
박 회장이 이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문건의 진위나 유출과 관계없이 권력암투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씨의 박 회장 미행설도 조사한다.
지난 3월 시사저널은 정씨가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박 회장은 미행한 오토바이 기사를 붙잡아 정씨가 미행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이를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으로 시사저널을 고소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미행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박 회장은 1990년 누나인 박근령씨와 함께 최태민 목사가 육영재단 운영을 전횡했다며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제출한 일이 있다. 박 회장 남매는 탄원서에서 “사기꾼 최태민을 엄벌해 최씨에게 포위당한 언니를 국가원수 유족 보호차원에서 구출해 달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정씨의 장인으로 박 회장은 최 목사와 정씨를 좋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정씨의 도움을 받자 박 회장과 정씨 사이는 더욱 악화했다. 박 회장은 주변에 박 대통령 취임 뒤 박 대통령과 거리가 멀어지게 된 것은 정씨가 개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