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매입하며 주요주주에 등극했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대하면서 실질적 경영권 승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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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생명은 이 부회장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주식 12만주를 장내 매수를 통해 취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주당 취득단가는 평균 12만3971원이었다. 주식 매수에 들인 금액은 150억 원 정도다.
이 부회장은 이에 따라 삼성생명 지분 0.06%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됐다.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지분 20.76%를 보유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어 제일모직(19.34%)과 삼성문화재단(4.68%), 삼성생명공익재단(2.18%) 등이 주요주주 명단에 올라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 부회장이 취득하려고 하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은 각각 0.1%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인 사람이 보험사의 주식을 사려면 금융위원회의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승인을 받은 뒤 1% 이상 변동사항이 있을 때만 보고하면 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29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의 지분 취득을 승인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이자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5.10%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0.57%에 불과해 이건희 회장보다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약한 편이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3.38%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아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금융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영역표시를 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