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새해 경영전략 기조를 ‘내실 다지기’로 결정했다.
연말 사장단과 임원 인사에서 드러났듯이 급격한 변화보다 조직안정에 방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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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연말 사장단 세미나에서 ‘내실’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새해 슬로건은 새로운 도전(new challenge)으로 정하지만 초점은 내실에 맞춰질 것”이라며 “세미나 초청 연사의 경연도 내실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경영 화두로 2011년 ‘동반성장’, 2012년 ‘국민기업의 사회적 책임’, 2013년 ‘투자와 일자리 창출’ 을 내세웠다.
올해 경영 화두는 ‘마하경영’이었다. 마하경영이란 제트기가 음속(마하)을 돌파하려면 설계도뿐 아니라 엔진과 소재, 부품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하는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그룹이 초일류기업이 되려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마하경영을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은 2002년 4월 삼성그룹의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엔진의 힘만 두 배로 늘린다고 해 제트기가 음속의 두 배로 날 수 없다”며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학, 화학 등 제트기를 제조하는 모든 엔지니어링이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런 메시지를 올해 3월 온라인 사보를 통해 전 임직원에게 전파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내걸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벌이고 있는 사업기반을 다지는 한편 새로운 환경에 대응한다는 수준에서 경영전략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오는 17~18일 수원과 기흥사업장에서 세계 임원 500여 명이 모이는 글로벌전략협의회를 열어 내년 사업전략을 논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참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오는 29~30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사장단 합숙 세미나를 연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주재하는 이 세미나에 신임 사장단과 미래전략실 주요 임원들이 모두 참석해 내년도 경영전략 수립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