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많은 국민들의 법감정과 달리 집행유예를 선고한 뒤로 후폭풍을 맞고 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정형식 판사가 내린 판결들의 특별감사를 청원한다’는 게시글에 오후 4시 기준으로 국민 10만5천여 명이 참여했다.
▲ 정형식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 부장판사.
이 글은 5일 처음 올라왔는데 빠른 속도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하루가 지나지 않아 참여 수 기준으로 4위에 올랐다.
청원자는 “정형식 판사는 국민의 돈인 국민연금에 손실을 입힌 범죄자의 구속을 임의로 풀어주는 판결을 내렸다”며 “국민의 상식과 정의를 무시하고 부정직한 판결을 했다”고 적었다.
정 판사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두고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정 판사는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5년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을 17기로 수료했다.
1988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고 서울민사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 연구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2013년 형사6부 재판장 시절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정치자금 9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2심에서 원심을 뒤엎고 징역 2년을 선고한 판결로 유명해졌다.
같은 해 박정희 정권 시절에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자격정지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재심을 맡아 34년 만에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서울변호사협회가 소속 변호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2015 법관 평가’에서 우수법관에 선정된 적도 있다.
정 판사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지난해 2월부터 형사13부가 신설되기 직전인 8월까지 재판을 담당하지 않고 사법연구 업무를 맡았다. 이후 9월부터 형사13부 부장판사로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을 맡아왔다. 형사13부는 국정농단 사건 당사자들이 무더기로 기소되자 재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8월9일 서울고법이 새로 만든 부다.
정 판사 아내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종사촌이며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 동생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인 민일영 전 대법관은 정 판사의 동서가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