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에 우호적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 10.75%를 3년 뒤에 사들이겠다는 약속에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19일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해 대우건설 지분 40%를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10.75%는 3년 뒤에 인수하는 풋옵션계약을 맺는 방식을 산업은행에 제안했다.
그런데 산업은행은 지난주 호반건설에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조건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에 산업은행이 계속 보유하게 되는 지분 10.75%의 풋옵션과 관련해 담보를 제공하거나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모두 한 번에 매입하라는 조건을 각각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매각공고를 낼 때 분할매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 채 호반건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상 호반건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특혜논란을 피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의 현재 신용도만 믿고 대우건설 잔여지분 매각 풋옵션계약을 맺기 부담스럽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제시한 방안 가운데 풋옵션과 관련해 추가 담보를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대우건설 매각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등에 풋옵션 행사를 약속하는 이행보증서 발급을 요청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호반건설에 이행보증서를 발급해주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행보증서를 제공하면 호반건설이 3년 뒤 대우건설 지분 10.75%를 사들이지 않으면 미래에셋대우가 이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가 중장기적으로 대우건설 지분 10.75%를 확보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수 있다는 말도 나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06년 금호산업이 대우건설 지분 72%를 인수할 때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적이 있는 데다 미래에셋대우는 옛 대우증권이 통합된 회사인 만큼 ‘대우맨’ 색채가 짙게 남아있는 대우건설 내부의 심리적 반발도 어느 정도 무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시중은행에 인수금융 입찰제안요청서(REP)를 보내는 등 대우건설 지분 40%를 인수할 자금을 마련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직접대출 형태로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제안서를 호반건설에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자세하게 알 수 없다”며 “다만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도 않아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인수자금 마련과 관련해 큰 어려움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