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연비개선과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얼마나 투자를 할까?
2일 현대기아차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기아차는 연비개선과 친환경차 개발 등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뒤 이 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투자규모와 집행시기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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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2020년까지 자동차 평균연비를 25% 개선하고 현재 7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2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당시 구체적 투자규모는 내놓지 않았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 발표는 선언적 의미가 컸다”며 “그뒤 구체적 투자 규모 등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어디에 얼마를 쓸지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완성차기업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각각 1조8천억 원, 1조2천억 원을 썼다. 이 금액은 매출의 3%가 안 되는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지난 9월 한국전력 본사부지를 10조55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사들일 때도 이 돈을 연구개발 투자 등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제기됐다.
토요타와 글로벌 1위를 놓고 경쟁하는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매출의 5% 정도인 12조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비의 7배 수준이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2018년까지 842억 유로(118조 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폴크스바겐이 2007년부터 정기적으로 3~5년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래 역대 최고 규모였다.
폴크스바겐은 전체 투자금 가운데 절반 가량인 413억 유로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친환경차 개발, 기존모델 개량 등에 사용한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강화에 따른 선행기술 개발에 224억 유로를, 생산능력 확대 및 생산기술 개선에 219억 유로를 투입한다.
폴크스바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5%로 토요타(8.8%)에 비해 크게 뒤진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연구개발비를 줄이기보다 2017년까지 50억 유로의 비용을 감축해 2018년 영업이익률 6%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