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릴은 SK C&C가 미국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왓슨을 기반으로 만든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이번 실험은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자기소개서 평가 시간을 단축하면서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테스트였다.
실험은 SK하이닉스 신규직원 채용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SK하이닉스 신규직원 채용에는 생산·연구·개발·경영 등 다양한 직무에 해마다 1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다.
자기소개서를 평가한 시간을 살펴보면 에이브릴은 1인당 3초 이내로 일을 끝내 전체 평가에 8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반면 인사담당자는 모두 10명이 동원됐고 하루 8시간씩 쉬지 않고 읽고 평가해서 7일 만에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에이브릴을 이용하면 서류심사하는 데 시간을 7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평가결과를 대조해 본 결과는 더 놀라웠다. 에이브릴과 인사담당자가 평가한 점수의 오차범위는 15% 이내로 나타나 거의 다를 바 없는 업무수행을 해냈다.
SK C&C는 이번 테스트에 앞서 인공지능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SK하이닉스에 특화된 반도체 전문지식·인재상·평가기준 등을 바탕으로 평가모형을 치밀하게 설계했다.
또 앞으로 SK C&C와 SK하이닉스는 에이브릴을 신입사원 채용에 실제로 투입하기 위해 신규 응시자의 자기소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도 세웠다.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면 정교한 평가기준을 학습하는 딥러닝이 가능해 정확도가 더 높아진다.
에이브릴을 실제 채용과정에 투입할 경우 저득점을 보인 자기소개서를 인사 담당자가 별도로 검증해 일률 평가의 단점도 보완할 계획도 세웠다.
이규석 SK C&C 디지털 추진1본부장은 “이번 테스트는 자기소개서 평가 중심이었지만 성향 분석 인터페이스를 적용한다면 입사 후 지원자에게 맞는 최적의 부서 배치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이브릴이 인사 관련 다양한 업무영역에서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