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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원의 한앤컴퍼니,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진행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11-28 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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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원의 한앤컴퍼니,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진행  
▲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국내 자동차 공조부품 점유율 50%로 1위, 세계시장 점유율 13%로 2위.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위상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최근 “최대주주 비스테온이 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한앤컴퍼니가 한라비스테온공조인수를 위한 준비를 끝냈으며 인수가격 조율만 남았을 뿐이라고 본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모기업은 한라그룹이다. 또 한라비스테온공조 매출의 절대 비중을 현대차그룹이 차지한다. 이 때문에 한라비스테온공조가 한라그룹이나 현대차그룹에 인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정작 인수에 나선 것은 한앤컴퍼니다. 한앤컴퍼니는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는 데 3조 원이 넘는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 만약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사모펀드 도입 이후 최대금액이다.

◆ 한앤컴퍼니는 왜 한라비스테온공조를 끌어안나

한라비스테온공조가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뜻밖이라는 반응들이 나온다.

이전에도 사모펀드에 인수된다는 얘기가 몇 차례 나돌았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해 몇 년 만에 수익을 내고 팔아야 하는 사모펀드에게 자동차 부품회사인 한라비스테온공조는 그리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다 보니 소문으로 그쳤다.

무엇보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모기업이 한라그룹이었던만큼 다시 한라그룹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많았다. 한라그룹도 한라비스테온공조 재인수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쳐 왔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매출 비중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는 현대차그룹에서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를 거느린 현대차그룹이 공조부분까지 인수하면 탄탄한 부품 라인업을 갖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뒤엎고 사모펀드가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주체로 떠올랐다. 한앤컴퍼니는 한라비스테온공조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사업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유동성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순부채비율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5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상각전영업이익이 64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한앤컴퍼니는 사모펀드로 드물게 2012년 자동차 부품제조사인 코아비스를 인수하는 등 관련업계 투자경험이 있어 한라비스테온공조에 나설 수 있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이 모건스탠리에 근무하던 시절 현대로템 지분 인수 작업에 참여하면서 현대차그룹과 인연을 맺었는데 이런 인연으로 현대차그룹이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용인했다는 말도 나돈다.

  한상원의 한앤컴퍼니,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진행  
▲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 한라그룹, 한라공조 되찾기 실패하나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매각이 추진되고 있지만 한라그룹도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임기영 한라홀딩스 사장은 28일 “한라비스테온공조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비스테온의 지분매각 추진 사실이 알려진 뒤 나온 발언이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틈만 나면 한라공조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2010년 “한라공조 초대사장으로서 지금도 한라공조에 관심과 애정이 많다”고 말했고, 2012년 “당연히 한라공조를 인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한라그룹이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한라그룹은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 사장도 “지금 시장에서 나오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가격은 너무 높다”며 “당분간 한라홀딩스는 배당금을 늘리지 않고 재정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라그룹이 한라비스테온공조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물건너 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앤컴퍼니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3~5년 동안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체력을 키울 수 있어 한라그룹 입장에서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한라그룹이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줄여나가고 올 상반기 흑자로 돌아서는 등 어느 정도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한라공조 인수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상원의 한앤컴퍼니,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진행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최대 고객 현대차그룹의 향배


현대차그룹도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혀왔다. 한라그룹이 현대차그룹의 사촌그룹으로 범현대가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라비스테온공조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2012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5.8%나 된다.

이 때문에 다른 기업이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게 놔두느니 현대자동차나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한라그룹 대신 나서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비스테온이 한라공조 상장폐지 계획을 밝히자 우려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공조가 상장폐지되면 기업정보가 제한되고 외국기업의 100% 자회사가 될 경우 납품계약 등이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국부유출을 이유로 비스테온의 공개매수를 반대한 것에 현대차그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한라비스테온공조가 비스테온 해외법인을 인수하면서 수익처를 다변화해 현대차 비중을 낮췄다. 지난해 한라비스테온공조 매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43.3%로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몸집이 커진 것도 현대차그룹이 인수하기에 부담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시가총액(코스피 58위)은 부품제조 계열사인 현대위아(코스피 51위) 수준으로 커졌다. 인수 예상금액도 3조 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10조 원에 낙찰받아 당분간 대형 인수합병에 나서기 어려워졌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직접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기보다 현대차그룹과 인연이 있는 한상원 사장의 한앤컴퍼니가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는 것을 관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어떤 회사인가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지난해 자동차부품 OEM 납품액 47억3800만 달러로 세계 46위의 자동차 부품사다. 주력제품인 공조부품에 한정하면 국내 1위, 일본의 덴소에 이어 세계 2위 기업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5조1894억 원, 영업이익 3635억 원을 기록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지난해 매출을 42%나 늘리며 현대차 계열사를 제외하면 국내 최대 부품사인 만도(5조6338억 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 힘은 인수합병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지난해 1월 모기업 비스테온의 공조사업부 18개 회사를 인수했다. 이 덕분에 한라비스테온공조는 글로벌시장으로 수익처를 다변화할 수 있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2006년 비스테온터키법인 인수를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법인 수를 늘려왔다. 올해에도 독일서던법인과 중국난징법인을 인수하는 등 한라비스테온공조의 해외법인은 34개까지 불어났다. 1999년 비스테온에 인수됐을 때 해외법인이 3개였던 것에서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1986년 한라그룹의 만도기계와 미국 포드사가 합작 설립한 한라공조로 시작했다.

그러나 IMF금융위기 때 한라그룹이 부도위기에 빠지면서 1999년 포드 부품자회사인 비스테온이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가 됐다. 비스테온은 2000년 포드에서 계열 분리됐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지난해 비스테온그룹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한라공조에서 한라비스테온공조로 이름을 바꿨다.

  한상원의 한앤컴퍼니,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진행  
▲ 티모시 루리에트 비스테온 사장

◆ 비스테온, 한라공조 자금 회수


비스테온이 한라공조를 인수할 때 인수금액 규모는 약 2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비스테온그룹은 만도기계 지분 34.99%를 990억 원에, 포드지분 34.99%를 1216억 원에 인수했다. 그뒤 현재까지 지분변동 없이 69.99%를 유지하고 있다.

비스테온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라비스테온공조에서 4269억 원의 배당을 챙겼다. 현금 배당만으로도 투자금액의 두배 가깝게 회수한 셈이다.

비스테온이 한라공조를 인수했을 때 배당성향은 10% 안팎이었지만 2003년 배당성향이 30% 중반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한라비스테온공조 배당성향은 33.18%였다.

비스테온은 2012년 자금회수를 시도한 적이 있다. 지분을 100%까지 늘리고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스테온은 한라비스테온공조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효율적 의사결정과 경영활동의 유연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분 8.1%를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의 반대로 상장폐지는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지분매각이 성사될 경우 비스테온은 한라공조에서 손을 떼고 수조 원 대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또 적자를 기록중인 자회사 15곳을 한라비스테온공조에 넘겨 사업을 정리하는 이득도 얻었다.

◆ 한앤컴퍼니, 자금 마련 어떻게 하나

한앤컴퍼니은 비스테온그룹과 지분 인수에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쇠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가격이다. 양쪽이 제시하는 가격차이가 있어 합의점에 도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시가총액은 28일 종가 4만2250원 기준 4조5106억 원이다. 이 가운데 비스테온이 보유한 지분은 69.99%로 전량을 매도할 경우 이론적으로 3조157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시가총액이 6조 원에 육박했던 점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몸값이 3조 원대 후반에서 4조 원을 넘을 수도 있다.

이는 2004년 사모펀드 제도가 시장에 도입된 뒤 최대거래액이다. 기존 국내 사모펀드의 최고액 인수거래는 2007년 MBK와 맥쿼리PE가 C&M을 2조750억 원에 인수한 것이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대한전선 인수전에도 참여했으나 제시한 금액이 채권단의 요구에 미치지 못해 인수가 불투명한 상태다. 대한전선 인수금액은 7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이번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서 한앤컴퍼니가 대형 딜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전까지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가장 큰 거래는 한진해운 벌크사업부를 5500억 원에 인수한 것이다.


한앤컴퍼니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위해 인수금융을 포함해 신규 프로젝트 펀드를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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