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자동차가 미국에서 11년 동안 1729건에 이르는 차량사고 보고를 누락한 것이 드러났다.
혼다는 2003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각종 차량결함으로 일어난 1729건의 사망·부상사고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외신이 2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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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 다카노부 혼다자동차 CEO |
혼다는 이런 사실을 3년 전에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은폐의혹도 받고 있다.
이 기간에 애초 혼다가 신고한 건수는 1144건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모든 사고건수가 3천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지난 3일 혼다에 대규모 리콜 사태를 몰고 온 다카타 에어백이나 기타 부품의 결함에서 비롯된 교통사고를 보고하지 않은 의혹에 대해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혼다는 성명을 통해 "내부 데이터 집계 과정의 기술적 오류와 프로그램 상의 문제로 고속도로교통안전국에 보고됐어야 하는 사고 1729건이 누락됐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혼다는 성명서에서 고속도로교통안전국에 대한 보고누락이 '트레드법'(TREAD Act)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트레드법은 미국 의회가 2000년에 제정한 법으로 자동차 제조업체에 차량이나 부품의 결함으로 사망 또는 부상사고가 발생했다는 클레임이 제기되면 이를 분기별로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보고가 누락된 사고 가운데 2009년 5월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도 포함됐다. 당시 혼다 어코드를 몰다 충돌사고를 낸 운전자는 다카타 에어백에서 튀어나온 금속파편에 목을 찔려 사망했다.
이번 보고누락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혼다는 3500만 달러(약 390억 원)의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이 부과할 수 있는 최대 벌금 한도는 3500만 달러다.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미 법무부와 협조해 사상 최대의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