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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왼쪽)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정의선(오른쪽) 부회장 <뉴시스> |
“품질의 완성은 디자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품질에 이어 디자인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정의선 부회장의 ‘디자인 경영’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럽 출장중인 정몽구 회장은 5일(현지시각)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를 방문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디자인 때문에 현대차를 선택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고 있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 만들어 온 현대기아차 디자인 DNA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 동행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도 “최근 현대기아차는 뛰어난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디자인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다음 단계로 현재의 디자인 DNA를 이어가되 차급별 특성을 구체화 해 다양성을 갖추는 데 힘쓸 것”이라고 대답했다.
정 회장이 ‘품질’에 이어 ‘디자인’까지 강조한 까닭은 품질에 디자인을 더해 현대차를 차별화 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기술 격차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품질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디자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정 회장이 이번에 “최근 현대기아차는 주행성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디자인도 함께 도약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품질경영이 완성되려면 품질에 걸맞게 디자인 혁신도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또 정 회장은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주문함으로써 정의선 부회장의 디자인 경영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의 경영승계 안착을 위한 배려인 셈이다. 디자인 경영은 정 부회장이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에 취임하면서부터 꾸준히 견지해온 경영철학이다.
정 부회장은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디자인 기아’를 내세우면서 기아차 체질개선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2006년 당시 폭스바겐 총괄디자이너였던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기아차 디자인 담당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디자인 경영에 힘입어 기아차는 정 부회장 취임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정 부회장은 2009년 현대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이후로도 정 부회장은 디자인을 강조하는 경영을 줄기차게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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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현지시각) 독일 뤼셀스하임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를 방문한 정몽구(왼쪽 두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이 피터 슈라이어(왼쪽 세번째) 디자인 총괄사장과 신차 개발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
정 부회장의 디자인 경영은 현대차의 ‘모던 프리미엄’ 전략으로 발현됐다. 정 부회장은 2001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새로운 전략으로 모던 프리미엄을 내세웠다. 모던 프리미엄은 ‘품질 대비 값싼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벗어내고 현대차에 감성을 더해 고급차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다.
정 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지지하기에 앞서 현대제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정의선 체제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현대제철 등기이사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재계에서는 등기이사로 남아있는 정 부회장에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정 회장은 유럽디자인센터를 방문한 뒤 유럽기술연구소를 찾아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이틀 간 유럽 현지법인과 연구소 방문 일정을 마치고 6일(현지시간) 러시아로 이동해 현지 관계자들과 생산 및 판매 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정 회장은 4일간의 유럽 현장을 마치고 7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