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항공이 앞으로 항공운송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에어로케이항공은 항공운송사업 면허신청을 다시 추진할 계획을 세웠지만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반려사유들을 해소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항공은 국토교통부와 논의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신청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에어로케이항공과 플라이양양 등 저비용항공사 2곳의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신청을 반려했다.
국토교통부는 국적항공사 사이 과당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청주공항의 용량부족으로 사업계획을 실현하기 쉽지 않다는 점, 재무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반려사유로 꼽았다.
에어로케이항공이 국토교통부의 반려사유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운영 초기 석 달가량 제주노선을 운영한 뒤 일본과 대만, 동남아시아 등 지역을 중심으로 정기노선을 운영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 취항지는 국적 항공사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기지역이다.
에어로케이항공이 취항지 공항에서 활주로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국토교통부는 바라보고 있다.
비인기지역 취항 등 노선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등으로 과당경쟁의 발생 가능성을 해소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항공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청주공항의 용량 부족을 놓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도 면허를 발급받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청주공항은 8월 활주로에 평행유도로를 설치해 시간당 이착륙 가능횟수를 16.4대에서 20.4대로 늘렸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에서 청주공항의 용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만큼 에어로케이항공은 청주공항의 증설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면허취득을 늦춰야 할 수도 있다.
충청북도와 한국공항공사는 2025년까지 5243억 원을 들여 3단계에 걸쳐 군용활주로 재포장, 주기장 확장, 터미널 증축, 활주로 연장 등 청주공항 인프라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화그룹 등 투자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도 에어로케이항공이 면허취득을 다시 추진하는 데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에어로케이항공이 12월 말까지 면허취득을 못하면 원금을 회수하기로 계약에 명시돼 있다”며 “바로 회수에 나서는 것은 아니고 몇 개월 유예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한화그룹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더라도 현행 항공사업법상 자본금 요건을 충족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에서 국제항공운송면허 발급기준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한화그룹 등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경우 에어로케이항공이 앞으로 자본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로부터 160억 원, 사모펀드운용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로부터 136억 원 등 450억 원을 투자받아 자본금을 확보했다.
국토교통부는 국제항공운송면허 발급기준 가운데 자본금 규모를 현재 15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항공기 보유대수를 현재 3대 이상에서 5대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에어로케이항공 측은 “한화그룹으로부터 투자금 회수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적 없다”며 “면허발급 기준이 상향되더라도 면허를 발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