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M이 영화 ‘1987’로 연말 극장가에서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CJE&M은 최근 내놓는 영화마다 줄줄이 부진했는데 체면 회복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1987이 남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JE&M이 올해 영화사업의 마지막 구원투수로 1987에 기대를 걸고 있다.
1987은 CJE&M이 올해 만든 영화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다. 총제작비가 145억 원,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433만 명 수준으로 27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1987년 민주화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다.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로 잘 알려진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영화배우 김윤석씨, 하정우씨, 유해진씨가 출연했다.
올해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모은 ‘택시운전사’가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뤄 좋은 반응을 얻었던 만큼 1987도 적지 않은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경쟁작인 롯데엔터테인먼트월드 ‘신과 함께’의 기세가 위협적이다. 신과 함께는 20일 개봉했는데 연휴 첫 날인 23일에만 관객 96만6116명을 끌어모으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택시운전사의 하루 최대 관객수인 112만3400여 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14일 개봉한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강철비' 역시 23일 하루 관객 수 27만2496명을 보여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두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23일 기준으로 신과 함께가 228만 명, 강철비가 277만 명이다. 연말에 한국영화 대작이 몰리는 경우는 이례적인데 CJE&M이 만만치 않은 경쟁작들과 맞닥뜨리게 됐다.
1987의 흥행은 CJE&M에게 매우 중요하다. 올해 ‘공조’의 깜짝흥행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올해가 다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흥행작이 나오지 않아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CJE&M에서 영화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로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영화 한두 편의 성적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영화사업 부진은 뼈아픈 일이다.
최대 기대작이었던 군함도는 스크린 독과점과 역사 왜곡 등의 논란을 낳으면서 손익분기점인 관객 수 650만 명을 겨우 달성했다. 화려한 출연진과 감독의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남한산성 역시 15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들였지만 384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쳐 손익분기점을 넘는 데 실패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여름 CJE&M 주가는 군함도 탓에 20%까지 하락했다”며 “1987의 경우 소재의 특성상 손익분기점을 크게 웃도는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