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운데)가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술수출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코스피 상장사인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신약을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한올바이오파마 주가도 상한가를 보였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코엑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임상 1상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 항체 신약 ‘HL161BKN’을 미국 로이반트 사이언스에 기술수출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은 3천 만 달러고 연구비는 2천만 달러까지 지원된다. 임상 진전에 따른 추가기술료는 4억5250만 달러로 총 계약규모는 총 5억250만 달러(한화 약 5400억 원)에 이른다. 제품이 출시되면 이후 로열티도 따로 받는다.
한올바이오파마가 기술수출계약을 맺은 로이반트 사이언스는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대 NRDO(신약개발 전문사)다. NRDO는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해 개발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말한다.
로이반트 사이언스는 이번 계약으로 HL161BKN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북미와 중남미, 유럽 및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사업권을 확보했다. 로이반트 사이언스는 HL161BKN의 사업화를 위해 별도로 전문 자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HL161BKN은 근무력증이나 천포창, 만성 혈소판감소증, 시신경척수염, 다발성신경증, 루푸스신염과 같은 중증 자가면역질환에 쓰이는 치료물질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로부터 몸을 지켜줘야 할 항체와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병이다.
지금까지는 혈액을 체외로 빼내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제거한 이후 다시 삽입하는 시술인 ‘혈장분리반출술’이나 대량의 항체를 정맥주사해 자가항체를 희석하는 방법인 ‘고용량 면역글로불린 주사 치료’가 주로 시행됐었는데 긴급한 상황에서 제한적으로만 쓰였다.
HL161BKN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기존 치료법보다 효과가 월등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하주사방식이라 접종도 편리하고 접종주기도 1~2주에 1회로 경쟁제품보다 길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이번 기술수출은 국내에서 개발된 항체신약으로 첫번째 대규모 기술수출 사례”라면서 “중증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15년 동안 30억~40억 달러 정도의 기술이전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올바이오파마 주가는 이날 가격제한폭(30%)인 2만150원까지 오르며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