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처리과정을 다시 들여다보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구성한 태스크포스(TF)가 이 사건의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처리평가TF는 19일 서울 공정거래조정원에서 평가결과를 발표하며 “공정위가 2016년 심의절차 종료로 의결한 가습기살균제 표시 및 광고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실체적 절차적 잘못이 일부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추가 조사와 심의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애경산업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SK케미칼이 제조한 홈클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이 제품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와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주성분으로 제조됐는데 CMIT와 MIT는 코나 입으로 흡입할 경우 폐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고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은 제품 라벨에 독성물질이 포함된 사실을 누락한 혐의(표시광고법 위반)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2016년 8월 가습기살균제의 인체 위해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심의절차를 종료했다.

TF는 공정위의 심의절차 종료를 두고 “표시광고법의 입법취지와 표시광고가 수행하는 사회적 기능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TF는 심의절차 종료를 전원회의가 아닌 소회의에서 처리한 것도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파악했다.

TF는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했을 때 심의절차 종료를 전원회의가 아닌 서울사무소 소회의에서 처리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평가결과와 관련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싶다”며 “공정위 조직을 대표하는 위원장으로서 진심어린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재조사를 거쳐 판단을 내리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공정위 전원회의의 판단에 따라 향후 조치들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최근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재조사해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을 고발하는 안건을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애경산업과 SK케미칼에 대한 고발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