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이 조만간 실시할 부행장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추진할 수도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연내에 실시하는 부행장 인사에서 대규모 물갈이인사가 이뤄질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은행 임원은 허 행장을 제외하면 15명인데 부행장 7명을 비롯한 13명이 31일 임기를 마친다. 이상효 준법감시인 전무와 한동환 미래채널그룹 상무만 임기가 1년 더 남았다.
은행 임원들은 대체로 2년 동안 임기를 보장받은 뒤 연임할 경우 1년을 더 일한다. 이를 감안하면 임기 1년을 보낸 허정수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제외한 부행장 전원이 바뀔 수 있다.
박정림 WM(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은 임원으로 4년6개월 동안 일하고 있다. 이홍 경영지원그룹 이사부행장과 오평섭 고객전략그룹 부행장, 전귀상 CIB(기업투자금융)그룹 부행장, 이용덕 여신그룹 부행장, 김기헌 IT그룹 부행장도 3년을 거의 채웠다.
은행장이 첫 인사에서 부행장을 물갈이한 사례가 많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2014년 11월 취임하면서 국민은행장을 겸직했는데 첫 인사에서 부행장 7명 가운데 5명이 물러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이 최근 연임했고 계열사 사장들 상당수도 임기를 조만간 마친다”며 “국민은행 부행장 일부가 계열사 사장으로 갈 수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부행장 인사폭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이라고 말했다.
허 행장이 이번에 세대교체를 시도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그는 1961년생으로 현재 시중은행장 가운데 가장 젊다.
현재 부행장들은 1963년생인 박정림 부행장을 제외하면 허 행장보다 모두 나이가 많다. 전무와 상무 대다수가 1961~1967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가 부행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이 고위간부 인사에서 자리를 배분하는 인사를 해왔다는 지적도 받았는데 허 행장이 이번 인사에서 이런 관행을 바꿔낼지도 주목된다. 허 행장은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인사배분에서 자유롭다.
여성 부행장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허 행장이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인력과 관련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성 간부와 임원의 비중이 현재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국민은행에서 전무와 상무를 맡고 있는 여성임원이 없어 단계를 뛰어넘어 여성 부행장을 중용하기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국민은행 본점 본부장 가운데 여성은 없다. 지역 영업그룹 대표를 살펴보면 윤설희 강동지역영업그룹대표와 전영미 강원경기남지역영업그룹 대표 등 2명이 여성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부행장 인사가 실시되지만 구체적 시기와 규모 등 구체적 사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