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 매각이 노조 반발이라는 암초와 마주했다.
일본계 금융그룹 제이트러스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아주캐피탈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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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
아주캐피탈은 17일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 372억 원, 순이익 252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누적실적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81.2%, 70.4%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5955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지만 연체율은 3.93%로 지난해 3분기 4.45% 보다 개선됐다. 리스크 관리로 연체율이 개선되는 등 대손상각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이 크게 줄었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한국GM 쉐보레 외에 포드, 혼다, 폭스바겐, 재규어 등 수입차 브랜드로 제휴사를 다변화하고 올 하반기 장기렌트카사업에 진출하는 등 주요사업인 자동차금융 부문을 공고히 해 왔다”며 “중고승용과 개인금융 다이렉트 영업 확대 등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캐피탈은 올해 들어 계속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순이익 98억 원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 순이익 61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43.5% 증가했다.
아주캐피탈은 일본계 금융그룹인 제이트러스트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아주캐피탈 노조가 제이트러스트의 인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매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주캐피탈 노조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아주그룹 본사 앞에서 제이트러스트의 인수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아주그룹이 매각 초기 조달금리를 낮춰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발전시킬 수 있는 곳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그러나 이번 결정은 이러한 명분에 부합되는지 확인할 수 없는 밀실매각”이라고 주장했다.
아주그룹이 임직원의 고용안정, 회사의 지속적 성장가능성 등과 같은 종합적 평가보다는 인수가격을 기준으로 회사 매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아주그룹은 아주캐피탈 인수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흑자를 보고 있는데도 임직원의 생존권은 물론이고 서민금융을 외면한 채 대주주 이익만을 위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노조를 매각 주체로 참여시키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준을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제이트러스트는 노조가 제이트러스트를 일본계 투기자본이라고 규정하고 인수를 반대하는 데 대해 매우 언짢아 하고 있다. 국내 캐피탈업계 불황 탓에 매물이 없는 것도 아닌데 노조의 거센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아주캐피탈을 무리하게 인수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아주그룹은 노조와 합의를 통해 제이트러스트와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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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종 아주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
아주그룹 관계자는 “제이트러스트와 협상이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노조와 대화를 통해 문제가 되는 게 있다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종 아주캐피탈 사장 및 회사 대표위원은 노조 집행부와 만나 매각과 관련한 노사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그룹은 지난 4월 아주캐피탈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 대상은 아주산업이 보유한 아주캐피탈 지분 74.16%와 아주캐피탈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이다.
아주캐피탈은 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제이트러스트를 선정했다. 본계약 체결과 금융당국 승인을 거쳐 늦어도 3~4개월 안에 매각을 완료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