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괄사장은 미술을 전공한 감각을 살려 시코르의 인테리어, 제품 배치까지 세심하게 신경쓰며 브랜드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코르는 5월 문을 연 뒤 화장품 주고객층인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화장품 매출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까지 7.1%였는데 5월 이후 11.8%로 늘었다. 30대 비중도 같은 기간 26.9%에서 31.4%로 증가했다.
시코르는 해외직구로만 살 수 있던 제품과 시코르 자체상품 등 다양한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 직원이 과도하게 따라다녀 불편함을 느낀다는 의견을 반영해 고객 스스로 편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진 매장 등이 인기비결로 꼽힌다.
정 총괄사장이 지하1층에 있는 ‘시코르’의 인기에 다른 화장품 매장들도 아예 같은 층으로 옮겨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잠재고객의 발걸음을 붙잡으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시코르가 입점한 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체의 화장품 매출이 급증했다.
시코르가 위치한 지하1층 파미에스트리트의 구매고객도 늘어났다. 5월부터 11월까지 파미에스트리트의 구매고객 가운데 20대와 30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 6.9% 늘었다.
시코르가 화장품업계 판도도 바꿔놓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업계 일부에서 나온다.
화장품업계는 그동안 제조회사를 중심으로 판이 짜여 있었는데 시코르 등 판매채널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중심축이 유통회사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화장품업계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중심으로 짜여있어 브랜드숍과 편집숍이 모두 두 회사 제품 위주로 구성돼있었다”며 “시코르의 인기는 고객들이 획일화된 브랜드 대신 다양한 브랜드를 선택할 권리를 원한다는 반증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있는 시코르 1호점은 문을 연 지 100일 만에 목표매출의 150%를 거뒀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대구점을 비롯해 서울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경기도 고양시 스타필드고양점 등 모두 4곳의 시코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