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들어서는 고층빌딩 드림타워 사업이 예정보다 높이를 50m 낮춰 다시 추진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직권취소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드림타워사업을 주관한 동화투자개발은 원 지사의 고집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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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 |
박시환 동화투자개발 대표는 11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드림타워를 원래 예정인 56층보다 18층을 낮춰 38층으로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56층 218m에서 38층 168m로 낮추는 건축허가 변경안을 제주도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드림타워에 들어가는 콘도의 객실수는 1170실에서 850실로, 호텔의 객실 수는 908실에서 776실로 줄어든다.
박 대표는 “인공 건축물이 제주의 랜드마크를 대신할 수 없고 홀로 선 초고층 건물이 제주의 미래가치와 맞지 않다는 원 지사의 말에 공감한 것”이라며 “제주 도정의 철학을 무시할 수 없어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 건축계획 변경이유를 설명했다.
동화투자개발은 그동안 드림타워가 이미 건축허가를 받았고 고층으로 건립하는 것이 투자자와 계약조건이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명한 데서 태도를 바꿨다.
이렇게 태도를 바꾼 데에 원희룡 지사의 강경한 입장 때문이다.
원 지사는 취임 전부터 드림타워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왔다. 원 지사는 취임 한 달 만에 “드림타워는 형식적 절차를 거쳤지만 제주의 미래가치에 맞지 않아 현 상태에서 진행할 수 없다”며 “특히 고도문제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원 지사는 지난 9월 “임기 끝까지 해결이 안 되면 모든 책임을 지고 직권취소라도 할 것”이라며 압박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렇게 되자 동화투자개발도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투자자인 중국 1위 부동산개발기업인 뤼디그룹과 협의를 거쳐 대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은 “이미 허가받은 사업을 물러나서 다시 신청한 만큼 제주도가 원활한 사업진행을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화투자개발이 드림타워에서 카지노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 높이를 양보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2일 “동화투자개발이 핵심사안인 카지노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사업강행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사업자측에서 큰 양보를 했으니 제주도민도 양보하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연대회의는 드림타워에 카지노가 들어서면 지역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유로 드림타워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