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의 지주사인 DGB금융지주가 4천억 원대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박인규 회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우리아비바생명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비은행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자금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유상증자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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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
DGB금융은 11일 43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DGB금융은 유상증자 방식을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발행이 예정된 신주는 총 3500만 주로 전체 주식의 26.1%다. 예정발행가는 1만2400 원으로 결정됐다.
DGB금융은 유상증자로 모은 자금 중 2천억 원을 대구은행 자본금으로 납입해 자본비율을 확충하기로 했다. 또 DGB캐피탈 자본 납입금으로 1500억 원,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대금으로 700억 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가치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DGB금융이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도 DGB금융이 지나치게 공격적 자산확대를 꾀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이투자증권은 11일 DGB금융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도 1만9500 원에서 1만7천 원으로 낮췄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구은행의 현재 자본비율을 고려하면 공격적으로 자산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며 “DGB금융은 금융채 발행한도 3천억 원을 충분히 쓸 수 있어 유상증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DGB캐피탈에 자본금을 투입하는 것도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과 6%대에 불과한 자기자본이익률을 고려하면 너무 무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DGB금융이 밝힌 유상증자 목적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목표주가를 1만8700 원으로 낮췄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뜻밖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대금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 자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만큼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DGB금융의 유상증자가 주가에 부담을 주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의 유상증자는 당분간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도 “조달자금을 비은행 자회사의 역량강화에 사용한다는 점은 훗날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당장 실질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앞으로 공격적인 캐피탈 영업을 위한 자본을 마련한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DGB금융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으로 1만3100 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13.83%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