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건설과 화학 등 비유통사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롯데그룹에서 비유통사업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사업이 국내외에서 고전하고 있는 데다 전망도 밝지 않은 탓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매출 4조6378억 원을 냈는데 올해 목표는 5조 원으로 잡았다. 이미 상반기에 2조5568억 원의 매출을 내며 목표달성에 한층 가까워졌다.
롯데건설 직원 수도 2015년 말 2153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3017명으로 4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과 GS건설, 현대건설 등 대부분 건설사에서 직원 수가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롯데건설은 재계 5위 롯데그룹이 거느린 건설사이지만 그동안 그룹에서 위상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공격적 수주로 1조8천억 원이 넘는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올해 재건축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였다. 서울 강남에서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신반포13차, 신반포14차, 방배14구역 등 가장 많은 수주를 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롯데캐슬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고급브랜드를 통해 서울 강남지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롯데쇼핑을 제치고 롯데그룹의 간판 계열사로 떠오른 지 오래다.
롯데케미칼은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2016년 영업이익 2조5400억 원을 내며 1년 만에 2조 원도 넘겼다.
올해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더 좋다.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4470억 원을 내며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데 이어 3분기에도 신기록을 세웠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 3조 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내년에 해외 주요공장들의 증설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실적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반면 롯데그룹의 핵심이자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까지 369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2011년까지만 해도 1조7천억 원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5천억~6천억 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식음료사업의 영업이익도 점차 뒷걸음질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줄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87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7.8%나 감소했다.
유통사업과 비유통사업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롯데그룹이 앞으로 인수합병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때도 비유통사업을 중심에 둘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2004년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2009년 두산주류(롯데주류), 2010년 바이더웨이(코리아세븐), 2012년 하이마트(롯데하이마트), 2015년 KT렌탈(롯데렌탈) 등을 인수했다.
그동안 주로 유통과 소비재분야에서 인수합병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건설과 화학부문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있다. 이미 2015년 10월 삼성그룹 화학부문을 인수하며 물꼬를 텄다.
롯데케미칼은 당시 3조 원에 삼성그룹 화학부문을 인수했는데 롯데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