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신한은행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부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행장은 7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그룹을 신설하고 디지털전략본부와 디지털채널본부, 빅데이터센터 등으로 구성했는데 이 가운데 두 곳을 외부인사에게 맡겼다.
신한은행은 6월 빅데이터센터장으로 빅데이터 전문가로 꼽히는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영입한 데 이어 이날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디지털채널본부는 신한은행 공채 출신인 임준효 본부장이 맡고 있다.
순혈주의가 강한 은행권에서 이례적으로 외부인사에게 디지털전략의 주도권을 맡긴 셈이다.
장 본부장은 디지털기획팀과 인공지능·블록체인 등 핀테크 핵심기술을 다루는 7개 연구소(lab) 조직을 총괄하는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본부를 이끌게 됐다.
장 본부장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SW)센터와 IBM코리아에서 모바일 플랫폼 설계 등을 주도한 인물로 최근 SK에서 인공지능 개발 총괄팀장을 맡아 IBM왓슨의 한글화와 SK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에이브릴’ 개발을 맡았다.
업계에서 전략적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마인드가 뛰어난 인공지능 전문가로 꼽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의 디지털화는 조직의 생존을 위한 필수과제”라며 “장 본부장을 영입해 차별화된 디지털 전략과 사업모델을 선보여 디지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 행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디지털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전략을 여러 시각에서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만큼 외부인재 수혈에 힘쓰는 것으로 보인다.
본부장급뿐 아니라 전사적으로 디지털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채용시스템도 바꿨다.
신한은행은 하반기에 공채를 통해 비슷한 경력을 지닌 신입사원을 일괄적으로 채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분야별 채용’을 도입해 지원자가 적합한 분야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빅데이터분야의 경우 정형화된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수행과제를 제시한 뒤 아이디어 및 솔루션을 제출하도록 해 지원자의 직무역량 및 성장 가능성을 살피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 행장은 전통적 금융의 틀에서 벗어나 업을 새롭게 재정의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신한은행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며 “하반기에 디지털인재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디지털금융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