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회 CJ오쇼핑 대표가 자체브랜드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자체브랜드를 통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고 판매방식 등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데다 치열해진 홈쇼핑업계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크다.
CJ오쇼핑은 18일 롯데백화점 서울 청량리점과 부산 서면점에 CJ오쇼핑의 화장품 자체브랜드 ‘셉(SEP)’ 단독매장을 열었다. CJ오쇼핑이 자체브랜드로 단독매장을 연 것은 처음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뷰티브랜드의 각축장인 백화점 1층에 입점한 만큼 브랜드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셉을 알리기 위해 미국 LA에서 열리는 KCON에 참여하고 올해 안에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 온라인몰에도 입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셉은 2008년 출시 이후 누적매출 1천억 원을 도달했고 지난해 4월 CJ오쇼핑 최초의 독립브랜드로 출시될 만큼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허 대표는 CJ오쇼핑의 ‘자체브랜드 키우기’ 전략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선보인 고급 식기브랜드 ‘오덴세’도 누적매출 250억 원을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CJ오쇼핑은 오덴세를 지난해 5월 독립브랜드로 출시하고 여러 온오프라인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CJ오쇼핑은 2001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속옷 자체브랜드를 출시한 뒤 현재 20여 개의 자체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브랜드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 만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제품기획 단계부터 제조, 유통, 마케팅뿐 아니라 재고관리까지 홈쇼핑이 모두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반면 위탁판매는 납품회사에서 물건을 받은 뒤 판매금액의 30~40%를 수수료로 받는 방식으로 마진률이 낮다.
판매시기와 방식 등을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허 대표가 자체브랜드를 CJ오쇼핑의 핵심으로 삼는 이유로 꼽힌다.
홈쇼핑회사의 경쟁력은 고객이 언제, 어떤 제품을 원하는 지 빠르게 파악해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것에 달려 있다.
위탁판매의 경우 판매 시기와 수량 등을 제조사에서 결정하는 만큼 홈쇼핑회사의 빠른 대응이 어려운 편이지만 자체브랜드는 홈쇼핑회사가 판매시기와 방식을 오롯이 결정해 빠른 상황대처를 할 수 있다.
▲ CJ오쇼핑이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 '셉(SEP)'. |
홈쇼핑업계에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어 자제브랜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1995년 문을 연 홈쇼핑시장은 기존 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회사 7곳에 T커머스 10곳까지 뛰어들며 최근 17곳이 함께 경쟁하는 구도로 바뀌면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해졌다.
자체브랜드는 해당 홈쇼핑에서만 판매하는 만큼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고 자체브랜드가 대박이라도 터뜨릴 경우 홈쇼핑회사의 홍보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브랜드는 출시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관리도 어렵다”며 “그럼에도 메리트가 훨씬 크다고 판단해 CJ오쇼핑이 자체브랜드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의 ‘자체브랜드’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다른 홈쇼핑회사들도 잇달아 자체브랜드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홈쇼핑은 2012년 패션 자체브랜드 쏘울을 출시해 5년 동안 매출 2600억 원을 거뒀다. 롯데홈쇼핑도 최근 패션제품을 중심으로 자체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6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가전제품 자체브랜드를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