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유통기업 다이소가 불황과 1인가구 증가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 규제의 테두리 밖에서 사업을 확장하면서 골목상권 침해논란도 빚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아성산업을 들여다보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올해 창립 20년 만에 매출 2조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지 3년 만이다.
다이소의 경쟁력으로 5천 원이 넘지 않는 다양한 저가상품과 많은 점포 수에 따른 높은 접근성이 꼽힌다.
다이소에서 파는 전체 상품 3만여 종 가운데 80%가량이 1천~2천 원 수준이다. 다이소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와 비교해도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불황이 길어질수록 다이소를 찾는 소비자는 더욱 늘었다. 전국 다이소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하루 평균 7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낮은 가격만으로 다이소의 성장이 설명되지 않는다. 다이소가 1997년 국내에 등장한 뒤 비슷한 생활용품 매장이 속속 생겼다. 하지만 살아남은 것은 다이소뿐이다.
전문가들은 다이소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유로 가격에 비해 좋은 품질을 꼽는다.
다이소는 매달 600여 개의 신상품을 내놓는다. 다이소의 상품개발팀과 디자인팀에서 고객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분석한 뒤 상품을 개발한다. 하나의 신상품을 선보이기까지 트렌드 분석과 기획, 개발 등 무려 12단계의 개발과정을 거친다. 생산은 모두 협력사가 맡는다.
편의점처럼 접근성이 높은 점도 다이소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다이소 점포 수는 1150여 개로 고객들이 어디서나 쉽게 다이소 매장을 발견할 수 있다.
다이소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가용품들의 품질이 나쁘다는 건 옛말”이라며 "싸게 산 뒤 금방 쓰고 버리는 1인가구가 늘어나는 점도 다이소의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몸집이 커진 만큼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특히 매출규모는 주요 유통기업못지 않은 수준으로 커졌지만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1조5600억 원으로 국내 기업형슈퍼마켓(SSM) 3위인 GS슈퍼마켓을 넘어섰다.
하지만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대상인 기업형슈퍼마켓과 달리 다이소는 규제대상이 아니어서 영업시간이나 출점의 제한 등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최근 수원 연무시장 상인들은 다이소 입점에 반발하며 집단행동까지 예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최근 다이소를 포함해 하이마트, 올리브영 등 전문점의 불공정거래 위반여부를 점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