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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공백 SK그룹 김창근이 이끌듯

강우민 기자 wmk@businesspost.co.kr 2014-02-28 01: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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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27일 최태원(53) 회장의 실형 선고와 관련해 깊은 유감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회장 형제가 모두 구속되는 사태가 그룹 최대의 위기라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태원 공백 SK그룹 김창근이 이끌듯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은 이날 공식반응을 통해 "상고심 선고와 관련해 SK를 사랑하는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며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선고 직후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CEO들은 회장 형제의 경영공백 장기화가 대규모 신규 사업과 글로벌 사업 분야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SK그룹은 전했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비상경영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17개 계열사 대표들이 모여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다. 다른 그룹의 사장단 회의와 비슷하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이노베이션 김창근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등 6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인수·합병(M&A) 등 공동 협력사업 등 그룹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안건들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논의했다.
 
예전에는 김창근 회장이 최태원 회장을 지원했던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 총수 부재 상황에서는 김창근 회장의 역할이 좀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공백 SK그룹 김창근이 이끌듯  
▲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그동안 계열사의 의사결정을 점검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최 회장 부재로 그룹 운영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능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최 회장 구속 이후 사실상 회장 역할을 해온 김 의장도 과거 조력자에서 그룹 운영의 구심점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록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으로 그룹 경영을 한다고 해도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나 해외시장 확대 등은 일정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은 그동안 그룹 주력사업인 에너지와 자원개발, 반도체 등을 직접 지휘해왔다.

이날 SK그룹이 공식반응에서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업 정착 노력, 글로벌 국격 제고 활동 등 최 회장께서 그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해온 활동들이 이번 선고로 중단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 것도 이를 우려한 얘기다. SK그룹은 이날 판결로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사업들을 점검해 투자계획 등을 조정하기로 했다.

SK그룹은 또 "모든 CEO들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어려운 경제환경을 극복하고 고객과 이해 관계자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SK가 되어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더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만전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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