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관세 탈루를 막기 위해 기내판매물품 관리지침을 제정할 계획을 세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들은 기내면세품 판매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어 고심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28일 “승객의 자진신고를 유도하고 관세탈루를 방지하기 위해 기내판매물품 관리지침을 제정할 계획을 세웠다”며 “항공사들은 기내면세점에서 면세한도를 넘겨 기내면세품을 사거나 담배나 주류 등 구매한도를 초과한 구매자들 자료를 관세청에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여행객이 국내에 들여올 수 있는 면세품 한도는 600달러다. 주류는 1리터, 400달러 이하의 술 한 병, 담배는 한보루, 시가 50개비, 전자담배 니코틴용액은 20밀리리터로 한정돼 있다.

기내판매물품 관리지침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올해 12월 판매내역부터 한달 단위로 기내면세품 판매내역을 관세청에 제출해야 한다.

항공사 승무원들은 승객이 기내면세점에서 면세범위를 초과 구매할 경우 세관에 신고된다고 알려야 한다.

관세청은 항공사들로부터 정보를 받아 ‘관세탈루 블랙리스트’를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은 기내판매물품 관리지침이 제정될 경우 항공사들 기내면세품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기내면세품 구매자들은 면세한도초과를 놓고 신고의무에 부담이 커지는 만큼 구매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그동안 기내면세품 구매정보가 없었던 만큼 다른 방법으로 면세한도 초과분을 단속해왔다”며 “지침 제정을 통해 정확한 구매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관세탈루 단속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2014년 9월5일부터 관세법의 개정시행으로 면세한도가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올랐지만 대부분 여행객이 면세한도를 지키지 않으며 면세한도 초과분을 놓고 자진신고비율도 70%가량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내면세품 판매는 국적항공사들의 알짜 수익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기내면세품 매출합산이 일년에 33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항공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입국장면세점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적항공사들 기내면세품 판매는 향후 더욱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적 항공사들은 저가 면세품 다각화 등을 통해 해법을 찾아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8월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윤영일 국민의당 국회의원에 입국장 면세점 설치 계획 등이 포함된 자료를 제출했고 8월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와 회의를 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