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매각이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매각작업이 난항을 거듭하며 실적이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매각절차가 마무리된 뒤에도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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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18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매각절차 장기화로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면서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을 15%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이 되살아나 금호타이어 매각절차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금호타이어 매각절차는 이르면 올해 연말에나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맺은 주식매매계약 체결시한인 9월23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금호타이어 매각절차가 장기간 표류하게 되는 셈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9월 말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1년 가까워오도록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금호타이어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특히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에 매각된다고 알려지면서 거래처가 제품가격을 깎으려 하거나 신규계약을 꺼리면서 실적악화가 두드러졌다”며 “어차피 금호타이어 제품이 중국산 제품이 될 건데 그 돈 주고 왜 사냐는 식”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3815억 원을 거둬 지난해 상반기보다 4.7%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 영업손실 507억 원을 봐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558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국내 타이어회사 3곳 가운데 금호타이어만 올해 상반기 적자를 냈다. 원재료 가격은 올랐는데 매각문제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서 제품가격을 올릴 수 없었다고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매각에 발목이 잡혀 기존 거래처와 계약한 물량을 유지하기도 신규 거래처를 발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매각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중국법인에서 전체매출의 40%를 냈는데 현지에서 가격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또 중국 남경공장 이전이 완료됐지만 매각문제에 사드문제까지 겹치면서 생산안정화 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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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 |
금호타이어는 실적부진이 깊어진 탓에 7월에는 직원 월급도 가까스로 지급했다. 매각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고용불안을 느낀 직원들 가운데 이탈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더블스타는 사실상 금호타이어 브랜드 가치와 중국공장을 보고 인수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인수한 뒤 한국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며 “더블스타가 어찌됐든 2년 동안 고용보장을 약속했기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금호타이어 직원들을 받아주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최근 고용보장을 약속한다면 더블스타에 매각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부실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노조는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책은행이 해외매각과 관련해 국내공장의 물량축소에 대한 대책과 먹튀방지 대해 노조와 협의마저 거부한 만큼 매각을 인정할 수 없다”며 “노조는 정당, 시민단체, 노동계 등 지역의 각계각층에게 금호타이어 부실 해외매각 반대 및 저지를 위한 지역대책위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