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이 제약회사 인수를 통해 기능성 피부과학(더마)화장품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배 회장은 최근 토니모리의 자회사로 편입한 태극제약을 기반으로 토니모리의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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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은 피부과 시술을 받았거나 피부 트러블이 심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병원·약국에서 파는 화장품을 뜻한다. 피부과학(더마톨로지)에서 따온 ‘더마 화장품’으로 불린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토니모리의 화장품 기획력에 태극제약에서 보유한 의약품의 지식재산권(IP)을 접목해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태극제약은 피부용 연고·크림·젤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제약회사다. 여드름·주근깨 치료제 ‘도미나크림’ 등 유명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배 회장은 태극제약의 유통망을 통해 토니모리의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을 약국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배 회장은 최근 자회사 메가코스를 통해 토니모리 사업영역을 화장품 연구개발과 판매에서 제조생산으로 넓혔는데 장기적으로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을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토니모리의 태극제약 인수는 기술도약의 계기”라며 “내수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도 태극제약의 수출망을 통해 판로를 넓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극제약 인수가 단기적으로 토니모리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토니모리는 태극제약 지분 47.6%를 140억 원에 인수했다.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토니모리는 올해 영업이익 100억 원가량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전망치는 2016년보다 44%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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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가운데)이 1일 토니모리에서 태극제약 지분 47.6%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뒤 태극제약의 이창구 대표(왼쪽), 이준구 부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배 회장은 지난해부터 토니모리의 중장기적인 성장동력 찾기에 힘쓰고 있다”며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사업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해 단기적인 손해를 무릅쓰고 장기적인 수익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니모리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시장에서 점유율 4위권에 올랐지만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앤씨 ‘미샤’ 등 ‘3강’의 벽이 높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시장이 포화 상태에 놓이면서 전년과 비교한 연간 매출 성장폭도 2015년부터 매년 6%대에 머물러 2014년 21%보다 훨씬 둔화됐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국내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2030억 원으로 2014년보다 75% 커졌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매년 15~20%씩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배 회장이 주요 수출국가로 바라보고 있는 중국의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시장 규모도 2021년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