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일부제품에서 불거진 대장균 파문이 동서식품에 대한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품질검사 결과 대장균군(대장균과 비슷한 세균집합)이 없는 제품만 출고했다는 동서식품의 해명과 달리 동서식품이 조직적으로 대장균군이 검출된 부적합 제품을 섞어 제품을 만든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
|
|
▲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
15일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에 따르면 14일 오후 충북 진천 동서식품 공장을 압수수색해 하드디스크와 자가품질검사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동서식품이 진천공장에서 부적합제품을 정상제품과 혼합해 판매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이 문제가 불거지자 해명자료를 내 “시리얼제품은 자가품질검사 결과 대장균군이 없다고 판명된 제품만 출고했다”고 밝혔다. 동서식품은 또 대장균군이 쌀을 포함한 농산물 원료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서식품의 이런 해명은 거짓임이 드러나고 있다. 동서식품 직원들이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의 한 직원은 15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은 먹지마, 그거(재활용 시리얼을 섞는 작업) 한날이야”라는 등의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얼을 포장해 모으고 재활용하는 일련의 작업도 본드, 쓰레기통, 화물 운반대 등이 있는 비위생적 환경에서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들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날 공개된 공장 작업일지에 ‘쿠키 맛 시리얼에서 대장균이 발생했다’며 ‘상자를 해체하라’고 쓰여 있었다.
또 다이어트 시리얼로 알려진 다른 제품에서도 대장균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불량품을 새로 만들어지는 시리얼에 10%씩 투입하라’는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가 “대장균은 생활 도처 어디나 있다”며 “오염됐다고 버리기에 너무 많다”고 해명한 점도 소비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게다가 이런 일련의 과정이 내부 제보자에 의해 밝혀졌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내부 제보자가 없었다면 이런 사실을 아무도 몰랐을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인터넷포털과 SNS 등에서 동서식품 해당제품은 물론 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3일 동서식품의 시리얼제품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에 대해, 14일 오후 그래놀라 파파야 코코넛과 오레오오즈, 그래놀라 크랜베리 아몬드 등 시리얼 제품 3종에 대해 유통과 판매를 잠정금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