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주가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공모가 수준까지 회복했다.
인적분할 가능성 등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S는 자체적인 성장기반 확보에 성과를 내며 기업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만큼 이전부터 검토중이던 인적분할계획을 철회하고 성장전략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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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성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
삼성SDS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17일에도 주가는 18만8천 원 안팎을 오가며 직전 거래일보다 3% 오른 선에서 거래됐다. 장중 한때 공모가인 19만 원까지 올랐다.
삼성SDS 주가가 공모가 수준에 오른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매각 뒤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던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4개월만에 처음이다.
주가는 올해 초까지 13만 원대 안팎에서 지지부진했는데 1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하며 최근 3개월 동안 40% 가까이 상승했다.
1분기에 삼성SDS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지난해 1분기보다 20% 가까이 늘어나며 확실한 독자생존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올해 계속 좋은 실적을 내며 3년 만에 맞이하는 성장세에 오를 것”이라며 “성장전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며 주가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S의 주가상승에 발목을 잡은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질적으로 지적받는 자체 성장기반의 부재로 꼽힌다. 그동안 대부분의 실적을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서 내부거래로 올려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사업효율화와 IT인프라 투자감소 등의 악영향이 이어지며 증권사에서 계속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져왔다. 삼성SDS는 기업용 솔루션과 물류 등 자체사업을 통한 부진탈출을 약속했다.
하지만 삼성SDS는 그동안 글로벌 솔루션시장에서 인지도 부족으로 경쟁력 확보가 늦어지고 물류사업도 빠른 외형성장에 비해 수익성 증가세가 부진한 속도를 보이며 고전해왔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매각과 구속,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계획 철회 등 연이은 대외적 악재로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에서 수혜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여겨지는 점도 주가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SDS가 이런 불확실한 환경에도 뚜렷한 주가부양정책을 내놓지 못하자 소액주주들이 주요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이 부회장을 고발하는 등 반발이 이어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검토중이던 IT서비스사업과 물류사업의 분할계획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며 사업과 주가를 놓고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꼽힌다. 대부분의 대외적 악재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사업경쟁력이 강화되며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실적과 주가에 모두 긍정적 전망이 나오며 ‘예측 불가능’에서 점차 ‘가능’으로 바뀌고 있다”이라며 “마침내 솔루션과 물류사업 등 본업경쟁력이 조명받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삼성SDS는 인공지능과 생체인증,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사업에서 마침내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 성과를 내고 있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에 발빠르게 진출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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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서비스 기술을 적용한 삼성SDS 물류서비스 '첼로' 안내. |
물류사업도 삼성전자를 제외한 외부고객사가 늘어나며 독자적인 사업확대에 성과가 나고 있다. 최근 2개월동안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현지 물류업체와 잇따라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하는 등 해외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삼성SDS 매출은 지난해보다 19%, 영업이익은 16%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충분히 성장잠재력을 증명하고 있는 만큼 인적분할 등 사업재편에 나서기보다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외형확대와 성장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물류사업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IT기술의 적용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만큼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더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SDS 주주들도 최근 실적개선과 주가상승이 이어지자 이전과 같이 대규모 변화를 요구하기보다 꾸준한 성장동력 확보에 더해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쪽으로 여론이 바뀌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인적분할시기는 늦춰졌지만 삼성SDS는 2조4천억 원에 이르는 충분한 자금여력으로 IT서비스와 물류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성장전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SDS의 인적분할은 그동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위한 첫 단계로 꼽혀왔다. 삼성그룹의 지주사전환 가능성이 희박해진 만큼 삼성SDS도 사업재편에 나설 이유가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S 관계자는 “최근 실적과 주가흐름이 좋아 주주들의 반응이 대체로 긍정적”이라며 “이전에 밝힌 대로 인적분할계획은 향후 적정시점에 다시 검토하겠다는 계획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