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의 지배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까?
11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현대로보틱스가 12일부터 31일까지 자회사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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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
현대로보틱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이 13.37%인데 추가로 6.63%를 확보해야 한다.
정몽준 이사장이 현대로보틱스의 공개매수 절차를 통해 지주회사의 지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주식을 현물로 출자받아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현재 현대로보틱스의 지분을 10.15% 보유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하면 13.33%까지 늘어난다.
정 이사장이 확보하게 될 현대로보틱스 지배력은 자회사 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에 달려 있다. 자회사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많이 참여할수록 정 이사장이 배정받을 현대로보틱스의 신주가 적어져 지분율이 예상보다 적게 늘어날 수 있다.
결국 자회사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적게 참여해야 정 이사장이 보유하게 되는 현대로보틱스 지분이 늘어나는 셈이다.
정 이사장과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만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보면 정 이사장이 현대로보틱스의 지분을 최대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다.
정 이사장과 두 재단은 현재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주식을 각각 755만2907주, 49만4517주, 47만7715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현대로보틱스가 공개매수하려는 현물출자가격인 17만5159원, 31만6617원, 31만7647원과 곱하면 총금액은 1조6313만 원이 나온다.
현대로보틱스가 신주의 발행가격을 40만6577원으로 정한 점을 고려하면 현물출자를 통해 정 이사장이 새로 배정받을 수 있는 현대로보틱스 신주는 모두 401만2221주가 된다.
정 이사장과 두 재단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현대로보틱스 주식(160만4861주)까지 더하면 정 이사장이 특수관계인 등을 통해 보유하는 현대로보틱스 주식은 모두 561만7082주가 된다.
현대로보틱스는 현재 1204만421주를 발행한 상황인데 유상증자 신주까지 합할 경우 총 주식수가 1605만2642주까지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정 이사장이 아산사회복지재단·아산나눔재단과 함께 확보하게 될 현대로보틱스 지분은 34.99%가 된다.
현대로보틱스가 유상증자 절차를 마친 뒤 자기주식을 소각하면 정 이사장의 지배력을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현재 자기주식을 13.83%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전량 소각할 경우 정 이사장과 두 재단이 확보하게 될 현대로보틱스 지분은 39%까지 늘어난다.
증권가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해 현대로보틱스의 신주를 배정받는 것이 큰 실효가 없어 참여도가 낮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증권가의 전망대로라면 정 이사장은 현대로보틱스의 지분을 30%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