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신차 출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동차테마파크 등 신개념 전시판매공간을 활용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완성차업계에서 단순한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가족단위 나들이 고객을 노린 체험형 혹은 문화예술과 접목한 복합공간을 활용한 브랜드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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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운영하는 '비트 360' 외관. |
11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회사들이 기존의 자동차 전시판매장에서 진화한 형태의 체험형 공간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가족단위 방문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대규모 브랜드 체험관 ‘비트 360’을 열었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가 있는 건물인데 대로변에 붉은색 컨셉트로 꾸며져 내로라하는 명품숍들이 늘어선 가운데 눈에 확 띄도록 꾸며졌다.
건물 1층에 1884㎡(570평) 규모로 마련된 브랜드 체험관은 K5, 모닝, 쏘울 EV 자동차 전시뿐 아니라 카페공간이 마련됐고 젊은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 작품들도 전시됐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음향기기를 갖춘 뮤직라운지도 마련돼 있다. 4D, 가상현실(VR)기기 등 첨단기기를 활용해 실제 자동차를 타고 주행하는 것과 같은 체험도 해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경기도 일산 킨텐스 근처에 자동차와 테마파크를 결합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을 운영하고 있다.
연면적만 6만3861㎡, 지하 5층~지상 9층으로 구성됐으며 건물 내부에 전시공간에 현대차의 다양한 차량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 자동차 제작의 전 과정, 에어백 체험존 등 자녀를 동반해 자동차를 중심으로 교육적 효과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라이드존은 4D를 이용해 실제 자동차경주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테마파크 놀이시설에 뒤지지 않는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현대차는 고양 외에도 서울 코엑스,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등 모두 5곳에서 대규모 체험형 자동차 전시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해외에서 두 번째로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도 개관할 계획을 세웠다.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과거에는 집 근처 영업점을 방문해 상담, 견적 등의 절차를 거쳤다. 신차의 성능이 뛰어나도 시승 외에 구매 전 미리 경험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구매의 패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자동차에 첨단기술이 적용되면서 우수한 성능을 알리기 위해 체험의 장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공세가 강화되면서 내수시장을 놓고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신차 출시가 늘어나면서 체험형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BMW코리아는 2014년부터 인천 영종도에서 'BMW영종드라이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축구장 약 33개 규모의 부지에 6개 드라이빙 코스와 전시장, 이벤트홀 등이 갖춰진 공간으로 사전에약을 거쳐 BMW 차량을 시승 체험해볼 수 있도록 돼 있다.
현대기아차가 도심과 교외 등지에서 운영하는 전시판매장은 이런 체험형 공간에 문화와 놀이를 결합한 복합공간으로 진화해 가족단위 방문을 통한 판매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세단보다 SUV 수요가 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SUV는 레저 등 활동성이 많은 가족 위주 이용이 많은 만큼 운전자뿐 아니라 동반 탑승자의 승차감이나 편의성도 차량구매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자동차 한 대를 파는 것을 넘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는 브랜드가치를 실현해주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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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코나 아이언맨 스페셜 에디션' 외관. |
토요타의 고급브랜드 렉서스를 판매하는 렉서스코리아는 최근 국내 시장공략 계획을 밝히면서 고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을 밝혔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렉서스를 진정한 글로벌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화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브랜드 가치인 ‘익스피리언스 어메이징’을 통해 기능을 감성으로, 퍼포먼스를 열정으로, 기술을 상상력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브랜드 체험공간 운영 등을 통해 자동차를 통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완성차회사들이 자동차의 기술경쟁력을 앞세우는 것 외에도 문화적 소비를 결합해 자동차 판매마케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소형SUV 신차 ‘코나’를 출시하면서 마블과 협업한 ‘코나 아이언맨 스페셜 에디션’ 전시차량을 한정판으로 제작해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등 일부 전시장을 통해 선보인다. 현대차는 수요가 많을 경우 이 차량을 양산판매에 나설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