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통신기술 특허료 산정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퀄컴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금지도 신청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미국 국제통상부에 퀄컴의 통신칩을 탑재하지 않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미국에서 판매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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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왼쪽)와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
또 애플이 퀄컴의 기술특허를 침해했다며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별도 소송도 제기했다.
애플은 올해 초 퀄컴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통신칩을 공급하며 기술특허료를 따로 받는 사업모델이 불공정하다는 내용의 소송을 낸 뒤 특허료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
퀄컴은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서 특허료를 받지 못하며 심각한 실적부진에 빠지자 법적대응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이전에도 비슷한 이유로 미국법원에 아이폰 판매금지를 신청한 적이 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처음으로 인텔의 통신칩을 공급받으며 향후 출시되는 제품에 통신반도체를 자체개발해 탑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퀄컴에 의존을 대폭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만큼 적극적으로 법정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퀄컴은 최근 중국정부와 유럽연합(EU), 한국 공정위 등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시정조치와 과징금 처분을 받으며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애플과 법적분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미래 사업전망이 크게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퀄컴은 애플과 세계 당국의 주장이 공정한 시장경쟁을 방해하는 조치라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퀄컴이 이번에 애플에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은 기존 통신칩 특허료 분쟁과 관련없는 것”이라며 “그만큼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