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DF3구역 면세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DF3구역은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벌써 다섯 차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신세계백화점이 DF3구역을 차지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양강구도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DF3구역, '면세점 빅3' 도약 발판되나
1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DF3구역에 신세계면세점이 입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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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
인천공항공사는 DF3구역의 면세점사업자 선정이 잇따라 유찰되면서 최근 6차 입찰공고를 냈다. 최저수용금액은 452억6천만 원으로 5차공고와 같은 조건이며 입찰일은 19일이다.
지금까지 재공고마다 임대료를 낮춰왔는데 이번 공고만 5차공고와 동일한 조건을 내걸었다.
신세계면세점과 수의계약체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같은 조건으로 두 차례 유찰돼야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차공고는 신세계면세점 1곳만 참가해 유찰됐다.
정유경 총괄사장으로선 이번 결정으로 면세점사업에서 중요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명동점의 성공으로 면세점사업은 신세계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DF3구역에 입점할 경우 신세계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과 함께 면세업계 '빅3'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면세점은 점포가 많을수록 구매력과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8개, 신라면세점은 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명동과 부산 센텀시티, 인천공항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남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롯데면세점이 49%, 신라면세점이 28%를 차지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그 뒤를 이어 8% 수준이지만 지난해 5월 개장한 명동점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DF로 면세점사업을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중인 만큼 운영효율화도 기대된다. 현재 신세계면세점 센텀시티점과 인천공항점은 신세계조선호텔 아래, 명동점과 강남점은 신세계DF 아래에 있다. 법인은 나뉘어있지만 신세계DF가 컨설팅을 담당하고 이벤트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이 면세점사업장을 늘리면서 구매력 확대, 운영효율성 개선으로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의 양강구도를 흔드는 지위로 올라서고 있다"며 "명동점은 경쟁 포의 객수를 흡수하면서 빠르게 실적 개선되고 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강남점도 개장 아직인데 무리수인가
그러나 강남점에 이어 DF3구역 면세점까지 품에 안을 경우 신세계DF의 재무구조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제 막 명동점이 적자를 벗어나고 있는데 또 막대한 비용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DF3구역은 향수와 화장품을 취급하는 DF1구역, 주류와 담배를 판매하는 DF2구역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임대료가 비싼 데다 패션과 잡화를 담당하는 만큼 DF1, DF2 구역보다 인테리어와 운영, 사입 등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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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배치계획. |
또 명품잡화는 가격대가 높아 공항면세점보다 최종 판매가격이 저렴한 시내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명동점 강남점 DF3구역 등 한꺼번에 3곳의 면세점에서 명품유치전을 벌이는 것도 힘에 부칠 수 있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 센텀시티점의 경우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 3대명품 입점을 추진하지 않고 기존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사드충격과 경쟁심화, 특허수수료 인상 등으로 업황이 침체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다. 이 때문에 강남점은 당초 올해 말 문을 열기로 했지만 최근 개장을 연기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DF3구역 입점을 추진할 여력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DF3구역의 임대료가 내린 만큼 준비비용 등 여러조건을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특히 인천국제공항은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명품입점과 관련해서도 “신세계면세점은 명품브랜드를 유치할 협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센텀시티점의 경우 지역과 상황을 고려해 알맞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지 여력이 안돼 포기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