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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뉴시스>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사퇴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성사시킨 것으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원내대표를 물러났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등의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온 당내 강경파들을 겨냥해 쓴소리를 남겼다.
박 원내대표는 2일 새정치민주연합 동료 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퇴의사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는 말로 사퇴의 변을 시작했다.
박 원내대표는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다고 147일 동안의 원내대표직을 돌아봤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을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이자 이름만 법일 뿐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편지”라며 특별법 협상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유가족분들께 매우 미흡하지만 작은 매듭이라도 짓고 떠나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만은 정직하게 협상하고 반드시 결실을 봐야한다고 믿었다”며 “협상과정에서 받은 비난들 중 상당 부분 드릴 말씀도 많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세력과 강경파들을 향한 일침도 날렸다. 박 원내대표는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쳤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한 우리당이 겪는 고통은 치유되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협상과정에서 박 원내대표는 독단적이라며 당내의 비난을 받았다. 외부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노력도 강한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고 오히려 사퇴를 종용받게 됐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일단락하며 원내대표로서 최소한의 명예는 회복했으나 정치적 입지는 매우 좁아졌다. 처음 사퇴론이 일었을 때 탈당 혹은 분당 가능성까지 점쳐졌지만 현재 상황으로 박 원내대표에게 그만한 여력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여성 최초의 원내대표로 각광을 받았지만 당내 중지를 모으는 데 한계를 보이고 물러나게 돼 앞으로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원내대표의 사의를 받아들이고 9일까지 후임 원내대표 인선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는 박 원내대표 임기 잔여기간인 내년 5월까지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박영선 원내대표의 사퇴를 만류했으나 뜻을 굽히지 않아 후임선출을 위한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남 의원이 선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국정감사 등 국회일정과 당내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선거가 아니라 합의에 의한 추대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유 대변인은 “두 분 이상 후보가 등록하면 경선형식으로 가고 당내 의견이 모아져 한 분이 합의추대되면 굳이 경선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원내대표를 훌륭한 정치인으로 높게 평가하며 “할 일을 다하고 떠나는 박 원내대표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며 “언젠가 꽃다발을 받으며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문제가 복잡해 그동안 고생한 사람이 하는 게 좋은데 새로운 사람이 와서 다시 손발을 맞추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안타깝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원래 원내대표는 영광보다 어려움을 겪는 자리”라며 “임기를 제대로 채운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