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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황창규 KT 회장이 통신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KT렌탈이 초반부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KT렌탈이 워낙 알짜인 탓에 수십 개 기업이 달려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T렌탈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는 1일 회사 소개와 매각방안 등을 담은 매각안내서를 발송하면서 매각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매각 안내서를 요청한 후보가 20여 곳에 달할 정도로 KT렌탈 인수전은 초반 흥행기세가 거세다.
◆ 인수후보 20여 곳, 매각가 최대 1조 전망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국내외 대기업과 사모펀드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인수자문사까지 선정하는 등 KT렌탈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네트웍스, GS그룹, 롯데그룹, 한국타이어, AJ렌터카, SFA 등 국내 기업들과 오릭스,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유니타스캐피탈,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매각대상은 KT렌탈 지분 100%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KT렌탈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지분을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사들여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KT렌탈 지분 100%의 매각가격은 인수후보의 경쟁이 가열될 경우 8천억~1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T렌탈의 몸값이 치솟는 이유는 렌트카사업이 대표적 현금창출형 사업인데다 중고차사업 등 확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KT렌탈은 업계 1위로 확고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KT렌탈 시장점유율은 26%로 업계 2위 AJ렌터카(13%)의 두 배 수준이다.
KT렌탈과 크레디트스위스는 조만간 회사에 대한 재무정보와 자세한 매각일정을 담은 투자설명서를 보낸다. 그 뒤 입찰과정을 거쳐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KT렌탈 매각 놓고 고민 깊었던 황창규
황창규 KT 회장은 올해 초 취임한 직후 통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통신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T는 6월 말 KT렌탈과 KT캐피탈을 매각한다는 입장을 공식발표했다.
그 뒤 3개월여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KT렌탈 인수전은 막이 열렸다. 그만큼 황 회장이 KT렌탈 매각을 놓고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KT렌탈은 비통신사업이긴 했으나 실적이 좋은데다 통신사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데 굳이 매각해야 하냐는 지적이 KT 내부에서 적잖이 제기됐다.
게다가 단통법 시행으로 통신사업 성장성이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KT렌탈 매각이 자칫하면 사업기회를 놓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KT렌탈 매각은 취임 이후 첫 인수합병 성과가 될 전망이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황 회장이 KT렌탈 매각 준비작업에 긴 시간을 쏟게 한 원인으로 꼽힌다.
KT는 애초 KT렌탈과 KT캐피탈을 올해 안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KT캐피탈이 업황 불황 탓에 매각이 불투명해지자 시장 수요가 많은 KT렌탈을 우선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을 마무리한 뒤 다른 비통신 계열사에 대한 정리작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대적인 비통신 계열사 정리작업의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서라도 KT렌탈의 성공적 매각이 중요하다.
황 회장은 KT 구조조정을 진행해 상반기에 정규직 직원을 3만1592명에서 2만2960명으로 무려 8632명이나 줄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