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과 홍건표 신일유토빌건설 회장이 삼부토건 인수전에서 맞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 회장과 홍 회장은 지난해 동아건설산업 인수전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였는데 벌써부터 삼부토건을 놓고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
|
▲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 |
24일 투자금융업계 등 여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우 회장이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삼부토건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삼부토건 매각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근 SM그룹이 삼부토건을 인수하기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오현 회장은 지난해 건설사업의 덩치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토목사업에 강점을 가진 삼부토건까지 인수할 경우 종합건설사로 도약하는데 큰 디딤돌을 놓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M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동아건설산업을 통해 삼부토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SM그룹은 최근 동아건설산업을 중심으로 건설부문의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SM그룹은 지난해 6월에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한 뒤 8개월 동안 진행한 정상화작업이 마무리되자 3월에 다른 건설계열사인 우방건설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우 회장이 삼부토건 인수전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할 경우 신일유토빌건설을 이끌고 있는 홍건표 회장과 다시 한번 맞붙게 된다. 홍 회장은 이미 서울회생법원에 삼부토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우 회장은 지난해 벌어진 동아건설산업 인수전에서 신일컨소시엄을 이끈 홍 회장과 경쟁했다. SM그룹과 신일컨소시엄이 동아건설산업 본입찰에 써낸 인수 희망가격이 5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인수과정에서 잡음도 많았다. 신일컨소시엄이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입찰보증금을 내지도 못하는 형편이라는 루머가 일부 언론을 통해 퍼졌다. 홍 회장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수차례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실제 자금조달 능력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일컨소시엄이 동아건설산업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입찰보증금을 전부 납부했다는 사실이 나중에서야 드러났지만 자금조달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시각들이 많아져 한동안 사업을 확장하는데 애를 먹었다.
홍 회장은 최근 삼부토건 인수전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지며 “지난해 SM그룹에 밀려 동아건설산업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공신력있는 재무적투자자인 중국 광채그룹과 함께 하는 만큼 지난해와는 다른 승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
|
▲ 홍건표 신일유토빌건설 회장. |
삼부토건 매각과 관련된 업계 관계자들은 우 회장이 홍 회장과 삼부토건 인수전에서 재격돌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비서실장 출신인 홍 회장이 건설업계에 쌓아온 인맥을 활용하면 SM그룹이 삼부토건 인수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 회장과 홍 회장의 신경전은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우 회장은 최근 홍 회장이 동아건설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해 삼부토건 인수전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M그룹이 동아건설산업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인수전에서 맞붙을 상대가 동아건설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내가 동아건설 출신으로서 ‘동아건설 출신’이라고 말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며 “SM그룹이 예민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