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기존의 반대 당론을 뒤집어 찬성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철수 대선후보가 당론 변경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인데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보수층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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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국가 간에 이뤄진 협약은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계속돼야 하기 때문에 사드 반대 당론 수정을 요구했다”며 “그래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당 스스로도 사드반대 당론을 수정할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국민들의 정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민정서를)잘 인지해서 외교적으로 해결하도록 해 달라”며 에둘러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 중단도 촉구했다.
안 후보는 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다음 정부는 국가간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며 “상황이 바뀌었는데 이전 입장을 고수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안 후보의 발언은 현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을 사실상 찬성한다는 것인데 이는 그의 과거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안 후보는 정부의 사드배치 발표 직후인 지난해 7월 성명을 내 “사드배치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국회비준과 국민투표까지 제안했다. 당시 안 후보는 중국관계와 전자파 문제까지 들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10월 한미 국방장관 공동발표 이후에도 반대 입장을 유지했는데 11월13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사드배치 반대를 계속 주장했다. 당시는 ‘촛불민심’이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던 시기였다.
촛불민심이 거세지자 사드 반대를 외치다 이젠 보수표를 의식해 태도를 바꾼 게 아니냐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의당 배진교 선대위 대변인은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이 손바닥 뒤집듯 사드 관련 입장을 바꾼 것은 한마디로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며 “지지율 거품이 일자 보수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한순간에 말을 바꾸면서 어떤 이유나 설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회찬 선대위원장은 “안철수 후보가 사드와 관련한 입장을 바꾸고도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정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