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자동차를 쉽게 살 수 있게 될까?
옥션과 11번가, 인터파크, 티몬, 위메프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최근 자동차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판매채널과 갈등이 녹록치 않은 벽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3월 한국에서 온라인 주문접수를 시작하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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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파크가 구매대행 서비스로 내놨던 공식딜러 없는 수입차 2종. |
테슬라의 판매방식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온라인 판매를 꺼려왔던 기존 완성차업체들도 변화를 줄 수 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차츰 자동차 판매에 욕심을 내고 있다.
위메프는 3월30일부터부터 2인승 초소형 전기차 볼라벤을 선착순으로 10대 한정 예약판매 하고 있다. 올해 7개 모델을 추가로 판매할 계획을 세워뒀다. SK플래닛의 11번가 역시 자동차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옥션은 지난해 9월 한국GM본사와 손잡고 쉐보레 ‘더뉴 아베오’ 10대를 선착순으로 내놔 1분 만에 모두 팔았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일캐시’ 500만 원을 증정하는 등 가격경쟁력 덕분이다.
옥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온라인 판매를 원하는 제조사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자동차 판매는 티몬이 불을 붙였다.
티몬은 지난해 8월 고급 수입차브랜드 재규어의 ‘재규어 XE’ 20대를 700만 원 싼 가격으로 한정판매에 나서 3시간 만에 모두 팔았다.
재규어의 국내 유통사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공식 딜러사의 반발로 구매자들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실제로 판매된 차는 한 대에 그쳤지만 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온라인을 통한 자동차 판매는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을뿐 아니라 전시장 임차료나 판매원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수입차업체들은 이미지 하락을 이유로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하고 있지만 테슬라가 온라인 판매로 성공을 거둘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문제는 자동차 대리점과 기존 수입차 딜러 등이 반발할 가능성이다.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안착할 경우 오프라인 시장이 타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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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메프가 10대 한정판매하고 있는 초소형 전기차 볼라벤. |
한국GM 판매노조는 옥션의 더뉴 아베오 판매를 놓고“자동차의 온라인 할인판매는 판매노동자를 다 죽이는 사망선고”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이 판매채널을 온라인으로 확대하고 싶어도 노조문제와 얽혀 쉽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자동차 판매가 비인기 모델이나 국내에 공식딜러가 없는 수입차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고객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 될 수 있다.
인터파크는 1월부터 국내에 공식딜러가 없는 일본 마즈다사와 이탈리아 피아트사의 로드스터 2종을 판매했지만 한 대도 팔지 못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오프라인 영업점과 갈등을 피하면서도 국내에서도 관심이 있을 만한 차종을 골랐는데 아무래도 국내에 맞지 않아 흥미를 끄는 데 실패했다”며 “다른 모델 선정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상품이 그랬듯 온라인을 통한 자동차 판매는 시간문제일 뿐 시장이 열리게 돼 있다”면서도 “AS 등 서비스 영역의 보완, 기존 판매채널과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